자산버블·유동성 과잉 해소
실물경제와 간극 해결 시급
'점진적 인상' 고려해 볼 만

[논단]코스피 5000시대 '금리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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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금리를 낮추는 것이 맞지만, 환율·물가·주가·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등 복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는 결단을 내렸다. 금리가 정책수단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인상의 득실을 상세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금리인상으로 지게 될 가장 큰 비용으로 '경기침체의 심화'가 꼽힌다. 지금 우리 산업의 희비는 엇갈려 있다. 반도체·자동차의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석유화학·철강·조선 등 다른 주력산업은 경쟁력이 약화하고 침체 국면에 있다. 내수와 밀접한 건설업의 침체는 더 심각하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이자부담이 늘며 확산할 수 있는 가계와 기업의 금융부실은 또 다른 비용이다. 내수침체로 소상공인들의 파산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또한 앞으로 연체율이 높아질까 우려스럽다.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실시하면서 가계, 소상공인들의 부실을 막아줄 주택매도가 제한을 받게 돼 더욱 그렇다.

금리인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바로는,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흡수함으로써 주가와 주택가격 버블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실물경기는 침체국면에 있는데, 주가만 크게 올라 실물과 금융의 괴리가 벌어지면서 버블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단기에 종합주가지수(코스피)도 5000선을 넘어서며 이를 더욱 키웠다. 집값 버블도 문제다. 정부는 주택거래허가제로 실수요자가 아니면 주택매입을 금지하고 있고 강력한 대출 규제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는 것은 재정지출 증가와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늘어나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이를 막을 방안으로서도 요구되고 있다. 과잉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시중금리와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그렇다. 시중금리는 재정적자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 그 사이 동결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준금리를 높여 시중금리와의 격차를 줄이고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금리인상은 환율과 인플레이션의 안정도 가져다 줄 수 있다. 환율상승의 원인은 대미 주식투자가 늘어나는 데 있다. 이는 미국의 높은 성장률과 신산업 경쟁력에 따라 촉발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저금리와 통화량 증가로 원화 가치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도 있다. 금리를 높이면 유동성을 줄이고 원화 가치를 높여 환율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지표물가 역시 떨어뜨려 환율과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도 낮춘다.


이렇듯 비교해 보면 금리인상의 이득이 손실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금리인상을 이행하기란 쉽지 않다. 미국 정책금리 인하가 전망되고 금리인상이 내수침체와 금융부실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선거 등 정치적 요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통화당국은 급격한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게 맞다. 다만 점진적인 금리인상은 고려해 볼 만하다. 시중 유동성을 줄여 우리 경제가 버블붕괴, 금융위기의 동시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이 유발할 수 있는 재정적 인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 금리정책의 신중한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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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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