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형마트 새벽배송에 소상공인 보호책 마련키로
중기부, 상생방안 검토…소상공인 의견 청취
소상공인 납품 기회 확대 방안 등 거론
전통시장 상인들 "입법 자체 막을 것"
최근 당·정·청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를 없애기 위한 입법 움직임에 나선 가운데 정부가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 변화한 유통 생태계에 맞춘 규제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6일 관련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이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미칠 영향을 바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보다 주문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상공인의 대형마트 납품 기회를 확대하고 보장해주는 방향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대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시작될 경우 사업 영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단체들을 만나 애로사항과 의견을 계속해서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실무협의회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해소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개편 안건을 협의했다. 현행 유통법은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데, 여기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예외 단서를 넣어 새벽배송을 가능하게 한다는 취지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은 2013년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후 지금까지 두 차례 일몰이 연장됐다. 지난해 9월에도 민주당 주도로 2029년 11월까지 규제 일몰을 연장하는 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법망의 빈틈을 파고든 e커머스 업체들만 몸집을 불리는 결과가 초래되면서 관련 법 손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플랫폼의 시장 독과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실무협의회에 참석한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의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 이러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유통 산업 전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상인연합회 등의 단체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과 관계없이 관련 입법 자체를 막겠다는 입장이라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전국상인연합회는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 등을 만나 입장을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충환 상인협회장은 "우리는 정부 보완책과 관계없이 입법 자체가 진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장처럼 뭔가를 주고받고 거래하는 개념이 아니지 않나"라며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한다는 것은 쿠팡 잡겠다고 70만명의 전통시장 상인들을 다 죽이는 꼴이다.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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