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착공 2곳·미분양 1위…광주 주택시장 ‘사면초가’
21곳 중 착공 단 2곳뿐…정비사업 ‘올스톱’
공사비 폭등에 광천·신가동 등 ‘흉물 방치’
악성 미분양 증가율 1위…수급 불균형 심화
인구 140만 붕괴 속 공공주택 공급만 산더미
5일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구역 담벼락에 '위험 건축물 접근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해당 재개발 구역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지로 최고 45층 아파트와 부대시설, 공원 등을 포함해 5,000여 세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민현기 기자
광주 지역 주택 시장이 '착공 불능'과 '미분양 적체'라는 이중고를 만나 궤멸적 타격을 입고 있다. 도심 곳곳의 재개발 현장은 공사비 폭등에 막혀 흉물스러운 공터로 변했고, 그나마 지어진 아파트들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엇박자 속에 광주 주택 시장이 자생력을 잃고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는 끝났는데 공사는 제로'…멈춰버린 정비사업
9일 광주시와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 내 정비사업 구역 21곳(재개발 17곳, 재건축 4곳) 중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동구 학동 4구역과 북구 운암 3단지 단 두 곳뿐이다. 나머지 19곳은 구역별로 관리처분인가나 이주, 철거를 마쳤음에도 단 한 삽의 흙도 뜨지 못한 채 '올스톱' 상태다.
구별로는 동구(7곳)의 계림 1·3구역과 산수 3구역, 서구(3곳)의 광천동과 양동 3구역, 광산구(3곳)의 신가동 현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5,600세대 규모의 광천동은 6,800억원의 공사비 증액 갈등에, 4,732세대의 신가동은 평당 706만원에 달하는 공사비 폭탄과 조합장 해임 사태에 직면하며 도심 속 '유령 타운'으로 방치되고 있다. 북구(5곳)와 남구(3곳) 역시 시공사와의 기싸움 속에 인허가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 전국 최고…인구는 줄고 공급만 '산더미'
정체된 정비사업 현장 밖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주 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81가구로, 전월보다 64.8% 급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체 미분양 1,403가구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준공된 아파트인 셈이다.
수요 기반도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 인구는 지난해 말 139만명을 기록하며 140만선이 붕괴했다. 반면 공급 물량은 거꾸로 치솟고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광주에서 준공 예정인 아파트는 약 3만 4,000세대에 달하며, 여기에 공공임대 1만 2,000호 등 총 1만 7,000호의 공공주택 공급까지 예정돼 있다.
특히 광산구 산정·장수동 일대에 1만 4,000세대를 공급하는 산정지구 개발이 추진되자, 광주시와 광주상공회의소가 "대규모 동시 공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계획 재조정을 건의하는 등 지역 사회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행정은 '관망' 중재는 '실종'…사면초가 광주 주택시장
결국 '분담금 폭탄'에 멈춰선 정비사업과 '악성 미분양'에 질식한 신규 단지들 사이에서 광주 주택 시장은 동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21곳 중 2곳만 돌아가는 처참한 정비사업 성적표와 전국 최고의 미분양 증가율은 광주 도심 재생의 동력이 완전히 상실됐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광주 주택 시장이 구조적 어려움에 놓여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등 수도권이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으로 집값 안정을 꾀하는 사이, 지방은 '공급 과잉'과 '수요 절벽'이라는 정반대의 문제로 고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도시계획 전문가는 "기존 재개발 현장은 공사비 때문에 멈췄고, 지어놓은 집은 인구가 줄어 안 팔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공주택 공급 기조만 유지하는 것은 지방 시장을 사지로 모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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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지역 부동산은 미분양 적체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LH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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