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보고 서 있어라"…노동부, 강남 유명 치과병원 원장 갑질 적발
새벽 1~2시 퇴근, 메신저로 욕설
체불 임금 264명 총 3.2억원 규모
퇴사 지연 통보 시 임금 50% 배상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치과병원에서 원장의 상습적인 폭언·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대규모 임금체불 등이 확인돼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형사입건과 과태료 처분 등 조치에 나섰다.
노동부는 5일 서울 강남 소재 이른바 'ㄸ 치과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병원장의 폭행과 위약예정 약정, 연장근로 한도 위반, 임금체불 등 총 6건을 근로기준법 위반 범죄로 인지해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임금명세서 미교부 등 7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18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감독은 '퇴사 1개월 전 통보 의무 및 위반 시 손해배상' 내용을 담은 이른바 '위약예정' 약정에 대한 감독 청원이 지난해 11월 접수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감독 과정에서 재직자로부터 병원장의 폭언·폭행과 괴롭힘이 심각하다는 추가 제보가 이어지면서, 서울강남지청은 즉시 특별근로감독으로 전환해 약 두 달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노동자들은 "새벽 1~2시에 퇴근하고, 온종일 무전과 대면으로, 퇴근 후에는 메신저로 욕설을 들어야 했다", "퇴근이 이르다는 이유로 몇 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으라는 벌을 받았다",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여러 장 쓰게 했다"고 진술했다.
노동부는 폭언·폭행과 임금체불 등 범죄사실 입증을 위해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그 결과 병원장이 세미나실에서 노동자를 세워둔 채 알루미늄 옷걸이 봉으로 바닥과 벽, 출입문을 내려치거나, 노동자의 정강이를 발로 가격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 병원 측은 퇴사 30일 전 서면 신청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하루 평균임금의 50%를 배상하도록 하는 확인서를 근로계약 부속 문서로 작성해 총 89장 확보했다. 실제 퇴사자 39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이 중 5명에게서 669만원을 받아냈으며, 11명에 대해서는 지급명령 소송까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시간 위반도 광범위했다. 진료 종료 후 잦은 추가 업무 지시로 106명이 총 813회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했다. 연장근로에 대해 사전 승인을 요구하면서도 승인 요청 시 질책과 압박을 가해 사실상 무승인 연장근로가 이뤄졌고, 이에 따른 연장·야간·휴일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 체불 임금은 264명에 대해 총 3억2000만원에 달했다.
직장 내 괴롭힘도 상습적으로 발생했다. 단체 대화방과 무전기를 통해 "저능아", "쓰레기들" 등 욕설이 지속됐고, 사소한 실수에도 직원들을 벽을 보고 1~2시간 서 있게 하는 벌세우기, 업무 관련 내용을 반복해 많게는 20장씩 반성문을 제출하도록 하는 행위가 총 513건 확인됐다.
노동부는 감독 기간 중 적극적인 지도·조치를 통해 체불임금 3억2000만원을 전액 청산하도록 했고, 퇴직자 11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철회시켰다. 이미 받은 669만 원도 즉시 반환하도록 했으며, 내용증명을 받은 퇴직자 전원에게 해당 손해배상 약정이 무효라는 사실을 별도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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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일터에서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견뎌온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앞으로 현장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는 감독을 통해 폭행과 괴롭힘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고, 위약예정과 같은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도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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