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제기구와 22개국 法 집행기관 참여
'사건 중심' 국제공조 대응 구체화·체계화
경찰이 초국가 스캠(사기)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해 전 세계 22개국 법 집행기관을 모아 작전회의에 돌입한다. 캄보디아 스캠 조직 소탕에 이어 범죄조직이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해 활동 지역·국가를 옮기거나 조직을 재편하는 '풍선효과'의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5~6일 서울에서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제2차 국제 공조 작전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경찰청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공동작전으로, 작전명은 '브레이킹 체인(Breaking Chains·사슬 끊기)'이라 명명했다. 스캠센터·인신매매·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 범죄 사슬로부터 피해자를 해방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작전회의에는 인터폴·아세아나폴·아프리폴·국제이주기구(IOM)·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5개 국제기구와 미국·중국·일본·캄보디아 등 22개국 법 집행기관이 참여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적 범죄에 대해 국제사회가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1차 국제 공조 작전회의 후속 차원이다. 당시 각국이 공유한 사건과 추적 단서는 대통령실 '초국가 범죄 특별대응 전담팀(TF)'을 중심으로 한 범정부 대응 노력과 결합해 실제 합동단속과 검거로 이어졌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회의에선 국제 공조를 보다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계로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지난 1차 회의에선 스캠범죄 26건에 대한 추적단서 75건을 교환됐다. 경찰청과 참여국이 사건 단위 공조를 이어온 결과, 주요 스캠조직에 대한 합동단속이 성과로 연결됐다. 피해자 29명에게 여성을 연결해주는 사기 수법으로 25억원을 편취한 캄보디아 거점 범죄조직원 15명이 검거·송환됐으며,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 사건 피해자를 해외로 유인한 인물로 지목된 캄보디아·태국 거점 인신매매 조직의 총책 1명이 검거됐다. 이 밖에도 베트남·중국 등을 거점으로 한 스캠범죄 사건 등 5건에 대해 합동단속을 실시해 피의자 31명을 붙잡았고, 이 가운데 15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1차 회의를 통해 '사건 중심' 국제 공조의 실효성이 입증된 것이다.
2차 회의에서도 기존 방식의 공조가 이어진다. 참여국은 사전에 선정된 사건을 중심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단속과 피해자 구출로 이어질 수 있는 협력 방안을 조율한다. 특히 13개국은 양자·다자 공조회의를 통해 사건 45건 및 주요 단서 80개를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의제는 국제 공조 강화 이후 일부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활동 지역을 이동하거나 조직을 재편하는 '풍선효과'다. 우리 정부는 범죄조직이 국경을 넘나들며 도피하거나 거점을 옮기는 단계에서 이를 차단하는 국경 대응의 필요성에 주목해왔다. 경찰청은 인터폴·베트남·캄보디아 등과 협력해 동남아 주요 국경 지역에서 합동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에서 해당 작전을 통해 범죄조직의 이동 경로를 추적·차단한 성과를 공유하고 범죄조직의 도피·확산 전 이를 차단할 수 있든 국경 관리 방식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합동단속의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범죄조직의 이동부터 재확산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국제 공조 모델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초국가 스캠범죄는 국경을 넘나들며 연결된 범죄인 만큼 대응 역시 국경을 넘어 연결돼야 한다"며 "이번 회의가 국제 공조의 효과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응 체계를 만드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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