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메가딜 호황, 韓은 4년째 내리막"…기업결합 시장 '극명한 온도차'
결합금액 358조 원…50조 시놉시스 등 '외국계 빅딜'이 견인
국내 기업 결합 4년 연속 하락…고금리·신고 면제 확대 따른 감소
지난해 기업결합 시장이 초대형 '메가 딜'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린 가운데,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경기 불확실성과 제도 변화 등이 맞물리며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보다 국경을 넘나든 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특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통해 지난해 총 590건의 기업결합을 심사 완료했으며, 결합 금액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358조3000억 원에 달한다고 4일 밝혔다. 2024년 대비 결합건수는 208건 감소했지만, 결합금액은 82조원 증가했다. 이는 미국 중심의 초대형 결합이 이끈 현상으로, 시놉시스의 앤시스 인수(50조 원) 등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금액이 총 30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2024년 211조원 대비 44.5%(약 84조원)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금액은 52조4000억원(416건)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 감소했다. 2021년 65조원(954건)의 기업결합금액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건수와 금액 모두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신용호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이 위축된 것은 대외 경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그리고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 확대 등의 영향 때문"이라며 "다만 결합금액이 줄었다고 해서 국내의 전체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됐다고 확언하긴 어렵다"고 했다. 공정위는 2024년 8월부터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신고 면제 대상의 경우 따로 통계가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공정위 자료로는 실제 M&A 시장이 커졌는지 아닌지 여부를 확실하게 알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경을 넘나든 거래는 전반적으로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사들인 결합금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9% 폭증했다.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광산 지분 취득 등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가 활발했다. 외국 자본이 우리 기업을 사들인 '인바운드(In-bound)' 거래 역시 K-뷰티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지며 전년 대비 2.8% 상승한 10조8000억원의 결합금액을 기록했다.
한편 기업결합의 덩치가 커지고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가 빈번해짐에 따라 공정위의 대응도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공정위는 국제기업결합과를 통해 글로벌 경쟁 당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3건 모두 기업이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출하는 제도를 활용해 처리했다.
첨단 산업에서는 '핵심 인력 흡수'가 새로운 M&A 유형으로 떠올랐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IP)과 인재를 사실상 통째로 넘겨받는 방식인데, 공정위는 이를 기업결합에 준하는 행위로 보고 제도 정비를 검토 중이다. 또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사 설립 건은 '데이터 결합'으로 인한 시장 쏠림 문제를 검토해 조치한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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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과장은 "시장에 영향이 큰 글로벌 빅딜은 밀도 있게 심사하되, 행정 절차는 지속적으로 합리화할 것"이라며 "특히 사모펀드(PEF)에 의한 기업결합은 단순히 재무적 투자를 넘어 경영권 인수까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시장 구조조정의 긍정적 역할과 경쟁 제한 우려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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