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국제암연구소, 암 위험 요인 연구
"흡연·음주·감염 등 줄이면 암 예방 도움"
"성별·지역별 양상 고려 맞춤 전략 필요"
전 세계에서 매년 새로 발생하는 암의 약 40%는 흡연이나 감염, 음주 등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 흡연·음주·BMI 등 요인과 암 발생 연관성 분석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WHO)의 해나 핀크 박사팀은 권위 있는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2022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36개 유형의 신규 암 환자 1870만명 가운데 약 710만명의 원인이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암은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그 부담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는 인구 집단이 서로 다른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 노출되기 때문으로, 이런 위험 요인에는 행동·환경·감염·직업 요인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국제암연구소(IARC)가 구축한 전 세계 암 통계 데이터베이스(GLOBOCAN) 자료를 활용해 조절 가능한 30가지 위험 요인에서 기인할 수 있는 36개 암 유형에 대해 전 세계 및 185개 국가별 암 부담을 추정했다.
연구팀은 암 발생까지의 잠복 기간을 고려해 지난 2022년 암 발생 자료(185개국, 36개 암 유형)를 10년 전 위험 요인 노출 빈도 자료와 결합하고, 이후 일부 위험 요인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감안해 각 위험 요인과 암 발생 간 연관성을 계산했다.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는 흡연, 음주, 높은 체질량지수(BMI), 신체 활동 부족, 불충분한 모유 수유, 대기오염, 자외선, 9가지 감염 인자, 13가지의 직업적 노출 등 30가지가 포함됐다.
남성, 흡연이 가장 큰 위험…여성은 HPV 등 감염 관련
분석 결과, 신규 암 환자 1870만명 가운데 여성 279만명(29.7%)과 남성 430만명(45.4%) 등 710만명(37.8%)의 원인이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흡연이 15.1%로 가장 많았고, 감염(10.2%), 음주(3.2%) 등이 뒤이었다.
특히 폐암·위암·자궁경부암에서는 이런 조절 가능한 요인에 의한 암 사례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HPV)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같은 감염 요인이 전체 암의 11.5%를 차지했으며, 남성의 경우 흡연(23.1%)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도 있었다. 여성의 경우, 조절 가능한 요인에 의한 암 발생 비율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38.2%로 높았지만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는 24.6%였다. 또 암이 발생한 동아시아 남성의 57.2%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남성에서는 28.1%로 큰 격차를 보였다.
연구팀은 "흡연과 감염, 음주 등을 줄이는 게 여전히 암 예방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며 "전 세계 암 부담과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 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각국이 자국에 맞는 예방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까지 신규 암 발생이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은 암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각국의 정책은 담배 규제 강화나 예방 접종 및 검진 프로그램 확충 등 지역별 질병 양상과 위험 요인 유병률을 고려한 맞춤 전략이 돼야 한다"며 "HPV 백신 접종 확대와 예방 서비스 등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접근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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