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지소형 전력체계 속도 낸다…분산특구 민관 합동 추진단 본격 가동
분산특구 이행 추진단 첫 회의
저장전기판매·데이터센터 PPA·V2G·P2H 제도개선 병행
7개 특구 이행 점검·신산업 육성 박차
정부가 전력을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지산지소형' 전력 체계 확산에 속도를 낸다.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 추진단을 본격 가동하고, 저장전기판매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전기차 연계 전력거래(V2G) 등 제도 개선을 병행해 분산에너지특화지역(분산특구) 사업을 조기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이행 추진단' 첫 회의를 열어 지방정부와 기업,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신규 지정된 7개 분산특구 사업의 원활하고 신속한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산·전남·제주·경기 의왕·경북 포항·울산·충남 서산 등 각 지역별 사업 모델과 이행 계획을 점검하고 건의사항을 수렴한다.
분산특구는 원거리 대규모 송전망 건설 대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기사업법 등 관련 규제에 특례를 부여해 분산 자원을 활용한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7개 지역을 분산특구로 지정한 이후, 각 지역이 제시한 사업 모델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확대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저장전기판매 사업의 제도 개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현행 규정상 분산에너지사업자는 계약을 체결한 사용자 전력 수요의 70%를 자체 발전으로 충당해야 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저장전기판매 사업의 경우 자체 발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정부는 책임공급비율 적용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그동안 한국전력공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부족 전력을 전력시장에서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세부 규정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시설의 비수도권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최근 일부 데이터센터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현행 규정상 한전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PPA 체결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정부는 앞으로 구역전기사업자나 분산에너지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사용자도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조달 경로를 다양화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구역전기사업의 설비 용량 제한 완화도 논의 대상이다. 현재 구역전기사업은 35MW(메가와트)로 용량이 제한돼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와 ESS를 연계한 설비의 경우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용량 상향을 검토해, 지역 단위 전력 자립도를 높이고 신규 산업 유치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분산자원 활성화를 위한 미래 기술 분야 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ESS처럼 활용해 전력을 거래하는 V2G(Vehicle to Grid)와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히트펌프 등을 통해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P2H(Power to Heat)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 자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현재 진행 중인 규제특례(샌드박스)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전기차 전력 거래 제도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특히 제주 지역의 경우 ESS와 V2G를 통해 전력망 유연성을 높이고 출력 제어를 완화해 재생에너지 추가 접속을 확대하는 한편, 화석연료 난방을 전기 기반 난방으로 전환하기 위한 P2H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전은 송·배전 설비 이용 계약 등을 차질 없이 체결해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분산에너지사업자의 전력 공급 이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울산과 충남 지역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설비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요금을 설계하고 인근 기업에 전력을 공급해 추가 수요를 유치하는 사업 모델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남 지역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를 통해 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구역전기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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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특구별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제도 개선 요구와 규제 애로를 수시로 검토해 추가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력 자급 편차로 전력망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분산특구는 지산지소형 전력 수급을 실현해 전력망 건설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라며 "과감한 제도 개선을 통해 분산특구가 에너지 신산업 창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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