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기업은행장 리더십 시험대
노사·당국 설득할 타협안 관건
미지급 수당 780억원 규모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 여부 쟁점

IBK기업은행의 누적 시간외수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기업은행이 경영예산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미지급 수당 사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타 공공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단순한 예외 적용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결국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노조를 설득하고, 이를 토대로 당국과 협의할 수 있는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가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지난 1월 23일 기업은행 노동조합과 대치하고 있다. / 기업은행 노조 제공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지난 1월 23일 기업은행 노동조합과 대치하고 있다. / 기업은행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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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와 기업은행은 총액인건비 문제 해소를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결국 장 은행장의 리더십에 달린 문제"라며 "총액인건비를 초과하는 수당 지급을 경영평가 예외로 두는 결정은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이를 승인하려면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와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누적된 비효율을 방치하기 어렵다는 인식 아래 결론 도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나, 노조 주장처럼 누적 수당 전액을 예외로 인정하는 것에는 신중한 기류다.


노조는 이번 사안을 금융당국이 결단해야 할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어 재정경제부가 아닌 금융위가 경영평가를 맡고 있다. 따라서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에 따른 경영평가 미반영 여부는 금융위 판단에 달렸다. 노조 요구의 핵심은 미지급된 시간외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되, 이를 총액인건비 규정 위반에 따른 경영평가 감점 사유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노조가 파악한 2024년 말 기준 미지급 시간외수당은 총 780억원으로, 1인당 평균 약 600만원 수준이다. 노조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630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어 인력 공백 문제가 크고 의무 연차 소진도 쉽지 않은 구조"라며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 / 기업은행 제공

장민영 기업은행장 / 기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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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부에서는 기업은행에만 경영평가 예외를 전면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총액인건비 제도를 적용받는 다른 공공기관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피하기 어렵고, 예외를 허용할 경우 유사한 요구가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액인건비 제도는 공공기관이 1년에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미리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집행하도록 한 제도다. 인건비 상한선으로 인해 기업은행은 초과근무에 대해 수당 대신 휴가로 보상해왔고, 이 휴가가 장기간 누적되면서 사실상 임금 체불 논란으로 번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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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와 금융권에서는 장 행장이 절충안을 마련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누적된 시간외수당을 일부는 현금으로 지급하되, 나머지는 휴가 전환이나 이연 방식으로 처리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노사 합의를 함께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노조에 따르면 장 은행장은 아직 노조에 연락을 취하지는 않은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사 합의는 계속 진행 중이며 합의점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 은행장은 취임 이후 지난달 27일 진행한 인사에 대한 문제도 풀어야 한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인사에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인물들이 포함됐다. 장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로 본점 출근이 여의찮아, 본점 인근에 마련된 임시 집무 공간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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