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문에도…시·도의원, 올해 900명 찍을까? 의석수 늘리기 나선 국회
선거 D-120…시·도의원 정수 늘리기 시도
김경 공천 파문 속 '지역 없는 지방선거'
인구대표성 vs 지역대표성 충돌 분수령
선거 때마다 광역 시·도의원 의석수를 늘린 국회의 관행이 6월 지방선거에서도 반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인구 감소와 서울시의원 공천 헌금 사태에도 여야 정치권은 시·도의원 늘리기를 위한 법 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비례대표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 때마다 늘어난 광역의회 시·도의원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 실시된 제3회 지방선거 때부터 시·도의원 정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2002년에는 682명이었다가 2006년에는 733명, 2014년 789명, 2022년에는 872명까지 치솟았다. 시·도의원 정수는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등 여야 의원들이 결정한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시·도의원 정수를 산정하는 기준을 매번 바꿔온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22조 개정 추이를 보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시·도의원 정수를 자치구·시·군수의 2배수로 하되 1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치구·시·군수가 20명이라면 시·도의원은 40명을 기본으로 하되 36명~44명 사이에서 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기준을 2014년에는 14% 범위에서, 2022년에는 2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차츰 늘려왔다.
이번 22대 국회도 시·도의원 늘리기를 위한 법 개정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개특위 소속의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농어촌 지역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농어촌 지역 시·도의원을 3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현행보다 10%포인트 늘리는 법안을 지난달 제출했다.
이처럼 해당 지역이 아닌 국회가 게임의 룰을 정하면서 해마다 '지역 없는 지방선거'라는 비판이 나올 뿐만 아니라, 중앙 정치권에 줄을 서기 위한 공천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시·도의원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국민 세금이 쓰인다. 공천 헌금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경찰 조사 중에도 한달에 640만원 가량의 보수를 받았다.
인구대표성이냐, 지역대표성이냐…양측 주장 충돌
올해 지방선거는 도시·농촌 간 인구 불균형에 따라 인구대표성과 지역대표성을 주장하는 양측이 충돌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구대표성이란 어느 지역의 표든 똑같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한다. 인구에 따라 특정 지역의 표가 과대 대표되거나 과소 대표되는 것을 막는 표의 등가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일단 헌법재판소는 인구대표성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전북 장수군 선거구에 대해 해당 주민의 표가 과대 대표됐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오는 19일까지 선거구를 재획정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정치권이 내세우는 지역대표성은 지역공동체의 특성을 보호하고 더 이상의 지방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입각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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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정치의 입김은 줄이고 지역대표성은 높이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확대하거나 지역 정당을 허락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희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 확대는 득표율과 의석률의 괴리를 줄여 실제 정책 선호가 더 잘 드러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려면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만 후보를 낼 수 있는 지역정당을 허락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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