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SNS 직설화법
정책의 속도전·효능감 그리고 지속성
집권 2년차 정책의 정교함이 성패 좌우

[초동시각] 이재명式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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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집권 2년 차는 국정 방향의 선명함을 더하는 시기다. 정권 교체 과도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개혁 정책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시간이면서,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과 객관적인 숫자로 성과를 국민에게 펼쳐 성과를 설명해야 하는 국면이기도 하다.


역대 대통령들도 그랬다. 노태우 대통령은 1989년 2년 차에 접어들어 '북방외교'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동유럽 공산국가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수교를 맺은 것도 이때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른바 '세계화(Globalization)' 구상을 밀어붙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에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한 복지체계 전환의 초석을 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 '4대강 사업'을 국정 브랜드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4·27 남북정상회담'이란 성과로 연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와는 확연하게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관심 현안의 구체적 실행 단계까지 캐묻기 시작했고, 진전이 없는 경우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공무원이어서 그러냐" "제 기준에 미치지 못해 답답하다"며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강조했다. 국회의 입법 속도가 더디다면서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방안을 찾아 먼저 시행하라며 채근하기도 했다.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재명식 행정'을 상징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청와대 참모를 거치지 않고 정책의 의도를 왜곡했다고 판단하는 언론보도가 있으면 이를 링크(link)한 이후 직접 반박하는가 하면, 예민한 주제를 던져 국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방식도 구사한다. 일일이 세어 본 결과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44건의 메시지를 엑스(X·옛 트위터)에 남겼는데, 지난 1월에는 60건을 넘겼다. 언론보도를 링크한 경우는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새벽 시간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설탕 부담금·위안부 모욕·행정통합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주제를 다루며 직접 논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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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은 '뭔가 달라질 것' 같은 기대를 품는다. 관료 조직을 대신 다그쳐주니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도 있다. 일종의 '효능감'이다. 60% 전후 지지율의 배경에도 이 효능감이 한몫한다.


여기서 꼭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성과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책은 늘 이해관계 위에 서 있고, 조세·부동산·복지 등 개인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제는 최종 목적지에 이르는 과정이 더욱 복잡하다. 예측과 다를 경우 멈춰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을 공론화하는 국정 운영 방식은 바람직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리는 법이다.


답답함에 감정이 끼어들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강도 높은 대통령의 공개 질책과 부쩍 잦아진 SNS 논쟁은 국민들에게 당장 효능감을 줄지 모르지만, 지나칠 경우 대통령의 그늘에 숨은 관료들의 과잉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청와대까지 올라오는 과제는 만만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단 집행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면 예외적 상황과 부작용을 줄이는 안전장치도 설 자리가 좁아진다. 과정을 중시하고 잘 아는 이 대통령도 이를 모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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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2년 차에 길이 회자할 만한 일들을 해냈지만,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그때뿐'인 경우도 있었다. 절실함에 조바심이 들지만,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땐 잠시 산란해진 마음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험난할 길을 가는 좋은 방법이다.


임철영 정치부 차장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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