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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좌석 양도해준다더니…진화하는 '암표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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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활용 거래 처벌에도 티켓팅 사기 여전
2차 송금 유도 뒤 잠적…대다수는 소액 피해
전문가들 "과태료보다 버는 범죄수익 더 커"

"수수료가 빠졌다고 티켓값을 다시 보내라고 하더라고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환불을 해달라고 했더니 차단을 당하고 연락이 끊겼습니다."


인기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려던 박모씨(19)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티켓을 양도받으려다 40만원을 날렸다. 이전에도 티켓을 양도받아 본 그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름·나이·전화번호' 등 개인정보와 함께 티켓값을 입금했다. 그러자 판매자는 돌연 "예매 수수료가 빠졌다"며 재입금을 요구했다. 사기가 의심돼 환불을 요청하자 이내 판매자는 연락이 두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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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윤예담씨(25) 역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지난해 9월 인기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려던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티켓 양도를 시도하다 36만원을 뜯겼다. 판매자가 티켓팅이 완료된 인증 화면을 보여줄 때까진 딱히 의심하지 않았지만, '3자 사기 위험'을 명목으로 본명이 아닌 SNS 계정 닉네임으로 이체할 것을 재차 요구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돈을 다시 보내라는 판매자에게 '환불을 해주면 다시 이체하겠다'고 했지만 그대로 연락이 끊겼다. 윤씨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사기를 치기 위한 헛소리에 불과했다"며 허탈해했다.

인기 공연의 티켓을 양도하는 것처럼 꾸며 돈을 뜯어낸 뒤 잠적하는 '대리 티켓팅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수수료 명목의 추가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입금자명이 맞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반복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 확산하고 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24년 1~10월 사이버 사기 피해는 18만3080건, 이 중 개인 간 직거래 사기가 44.3%(8만1252건)로 가장 많았다. 상당수가 대리 티켓팅·암표 사기로 추정된다.


2024년 매크로를 활용한 암표 거래를 처벌하는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가지각색의 사기 행각이 여전히 피해를 키우고 있다. 수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티켓을 예매한 화면을 보여주며 구매자를 안심시킨 뒤 돈을 받고 나면 잠적하는 식이다. 일부 온라인 카페에선 특정 인물에게 동일하게 티켓팅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늘어나자 피해자들이 공동 대응까지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윤예담씨(25)가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와 대화를 한 메신저 창. 판매자는 "SNS 계정명으로 입금되지 않아 인정이 안 된다"며 2차 송금을 요구했다. 독자 제공

지난해 9월 윤예담씨(25)가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와 대화를 한 메신저 창. 판매자는 "SNS 계정명으로 입금되지 않아 인정이 안 된다"며 2차 송금을 요구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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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티켓팅 절차가 아니라 암표 거래를 시도한 경우 절반은 사기 피해로 이어진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암표 거래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1%로 집계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암표 관련 민원은 총 549건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현실적으로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개별 피해액이 수십만원 수준에 그치다 보니 피의자를 검거해도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암표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암표 사기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금액은 5만원 이상에서 20만원 미만이 57.2%를 차지했다.


결국 대규모 부정 판매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처벌 수위보다 커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상 매크로를 활용한 부정 판매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정도다. 오윤성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표 수요가 많다 보니 단속에 걸려도 과태료보다 버는 돈이 더 많다"며 "비공식 창구를 통해 표를 구매할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를 동시에 처벌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입장권 부정 판매자에게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암표 근절법(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매크로를 이용할 경우만 처벌로 규정했던 기존과 달리 암표 거래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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