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코닝에 9조원 광섬유 주문
"구리선, 신호 약하고 열 발생 한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서버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결선이 구리에서 광섬유로 바뀌고 있다. 마치 일반도로가 고속도로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처럼, 데이터가 지나가는 길이 한층 빨라지고 넓어지는 셈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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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메타는 광섬유 케이블 전문기업 코닝에 2030년까지 약 60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광섬유 케이블을 주문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시장이 요동쳤다. 코닝 주가는 하루 만에 16% 뛰어올랐다. 메타는 AI 인프라 구축에 2028년까지 6000억달러(약 860조원)를 투자할 예정인데, 그 일부가 광 연결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빅테크, 광섬유에 돈 쏟는다…CPO 기술 주목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광' 연결 수요도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안에서 오가는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스위치 포트 속도가 400G에서 800G, 나아가 1.6T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존 구리선이 이 속도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구리선은 속도가 빨라질수록 신호가 약해지고 열이 많이 난다. 케이블도 두꺼워져서 좁은 공간에 많이 깔기 어렵다. 반면 광섬유는 먼 거리에서도 신호 품질을 유지하면서 전력 효율도 좋다. 케이블이 얇고 가벼워 고밀도 배선에도 유리하다. 전자기 간섭에도 강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올해 데이터센터 업계에선 'CPO(광모듈패키징)'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CPO는 AI 데이터센터 트래픽을 병목 없이 보내는 핵심 네트워크 칩으로, 기존 스위치 칩에 광 연결 기능을 한 덩어리로 묶어낸 기술이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3월 GPU(그래픽처리장치) 관련 기술 콘퍼런스에서 CPO 기반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발표했고, 이 기술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GB300에 적용되고 있다. 브로드컴도 차세대 CPO 솔루션을 공개했다.

웬델 윅스 코닝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와의 계약과 관련해 "내년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우리의 가장 큰 고객군이 될 것"이라며 "고객들로부터 오는 거의 모든 전화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제품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 연결, 비용 등 단점 극복 중…구리 연결 수요 넘어선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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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데이터센터 광 연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마벨 테크놀로지 ▲루멘텀 ▲코히어런트 ▲크레도 테크놀로지 ▲암페놀 ▲파브리넷 등을 꼽았다. 루멘텀은 최근 1년간 주가가 395% 치솟았고, 2026~2028년 주당순이익(EPS) 연평균성장률 전망치도 79%로 가장 높다.


마벨은 CPO 기반 AI 가속기 설계를, 루멘텀은 핵심 광 레이저 공급을 맡고 있다. 크레도는 전력 효율을 높인 마이크로LED 기반 제품을, 코히어런트는 실리콘 포토닉스용 광소자를 각각 공급한다. 암페놀은 광 커넥터와 케이블 솔루션을, 파브리넷은 고난도 조립·양산을 담당하며 엔비디아와 시스코가 주요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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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광 연결은 중장거리에서 소모 전력이 구리보다 낮다. 짧은 거리에서는 구리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업그레이드된 방식이 나오고 있다"며 "데이터센터가 확장될수록 구리는 보드·패키지 내부의 초단거리 영역에 제한되고, 네트워크와 시스템 확장 구간에서는 광 연결 수요가 구조적으로 구리 연결 수요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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