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서관 키워드는 한강·AI·정치…40대 여성이 트렌드 주도
국립중앙도서관 '2025 대출 동향' 발표
한국문학 점유율 66% 압도적 1위
한강 '소년이 온다' 등 '톱 10' 싹쓸이
8월에 40대 여성 이용 가장 활발
지난해 대한민국 도서관은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의 작품과 일상으로 파고든 인공지능(AI) 실용서, 그리고 마음의 위안을 찾는 불교·철학 서적으로 뜨거웠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9일 전국 공공도서관 1583곳의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2025년 도서 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총 도서 대출량은 1억3854만 건이다.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상승세를 견인한 핵심 지지층은 40대 여성이었다. 시기적으로는 휴가철인 8월에 도서관 이용이 가장 활발했다.
'한강 신드롬', 한국문학 전성기 열다
지난해 한국문학 대출량은 3461만 건이었다. 전년보다 9.8% 늘었다. 전체 문학 대출의 65.9%, 전체 도서 대출의 25%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상승세의 주역은 단연 한강 작가였다. 전체 대출 1위에 오른 '소년이 온다(6만504건)'를 비롯해 '채식주의자(2위)', '작별하지 않는다(3위)', '흰(7위)' 등 네 작품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작가 쏠림을 넘어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디깅(Digging)' 소비도 두드러졌다. 한강 작가의 경우 상위 1000위 안에 무려 작품 열일곱 편이 포진했다.
이러한 현상은 장르 문학으로도 이어졌다. 스릴러 작가 정해연(13권), 호러·판타지 작가 조예은(11권) 등이 다수의 작품을 순위권에 안착시켰다. 여기에 1998년작인 양귀자의 스테디셀러 '모순'이 전체 6위에 오르는 등 한국문학은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단단한 저력을 증명했다.
부자 되기보다 생존과 치유...경제 지고 AI·철학 떴다
비문학 분야에선 대출 트렌드가 급변했다. 가장 큰 비중(33.3%)을 차지하던 경제학 도서 대출은 전년 대비 4.4% 줄어든 반면, 전산학(21.1%)과 불교(15.2%), 정치학(13.9%) 분야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생성형 AI가 일상화되면서 박태웅의 'AI 강의 2025' 등 실무형 활용서가 대출 급증(21.1%)을 이끌었다. 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치 도서(13.9%)를 찾는 손길도 부쩍 늘었다.
'불교'와 '서양철학' 서적도 약진했다. 특히 강용수의 '마흔에 읽은 쇼펜하우어(비문학 1위)'와 고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비문학 3위)'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다.
독서의 '큰손'은 40대 여성...'북캉스' 8월 최다
이용자 데이터 분석에서 여성의 대출 건수는 7469만 건(53.9%)으로, 4670만 건의 남성(33.7%)보다 1.6배가량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초등학생(15.4%)과 30대(14.1%)가 그 뒤를 이었다.
계절별로는 여름휴가와 방학이 겹치는 8월 대출량이 1322만 건(9.5%)으로 정점을 찍어 '북캉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반면 야외 활동하기 좋은 10월(7.1%)은 연중 대출이 가장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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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정보기획과장은 "지난해 통계는 문학적 팬덤의 확산과 함께, 실용적 기술(AI)과 정신적 위안(철학)을 동시에 갈구하는 현대인의 복합적인 욕구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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