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기자간담회
1976년 5개 화랑서 185개 회원사로 성장
국제 네트워크 확장, 키아프·프리즈 양축 강화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술시장 신뢰 회복과 국제 네트워크 확장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반세기가 미술시장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신뢰를 제도로 완성하는 시간'이라는 선언이다.
한국화랑협회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를 열고 협회의 연혁과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협회가 공식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성훈 회장은 이날 "미술시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미술품 유통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기준과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키아프(Kiaf SEOUL)을 중심으로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컬렉터와 미술시장 전문 인력 교육을 확대해 다음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협회 차원의 체계적인 아카이브를 구축하지 못했던 점에 대한 반성도 있다"며 "이제는 기록과 축적의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는 1976년 5월, 동산방·명동·양지·조선·현대 등 5개 화랑 대표들이 '건전한 미술시장 형성'을 목표로 설립했다. 현재는 전국 185개 회원 화랑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화랑 연합체로 성장했으며, 화랑미술제와 키아프를 운영하며 한국 미술시장의 제도화와 국제화를 이끌어왔다.
1976년 5월 설립된 한국화랑협회는 5개의 회원사(동산방, 명동, 양지, 조선, 현대)로 시작, 현재는 전국 185개 회원 화랑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화랑 연합체로 성장했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원본보기 아이콘협회는 '한 집 한 그림 걸기' 운동, '5월 미술축제' 등을 통해 미술의 대중화를 추진해 왔고, 회원 화랑의 해외 아트페어 단체 참가를 지원하며 한국 미술의 국제 진출 기반을 마련해왔다. 그 결과 키아프는 2022년부터 프리즈(Frieze Seoul)과 공동 개최되며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협회는 최근 프리즈와의 협력 관계를 5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시장 신뢰 회복과 관련해 협회는 내부 기준 강화도 강조했다. 신규 회원 심사 과정에서 작가 발굴·지원·육성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단순 매매나 대관 위주의 화랑은 배제하고 있다. 현재 정회원 승인률은 10% 미만으로, 협회는 "회원 수보다 기준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미술진흥법과도 맞닿아 있다. 미술진흥법이 본격 시행되면 화랑업·감정업·자문업 등 미술 서비스업은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영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협회는 신고 기준과 감정서 양식 등 핵심 세부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술품 감정과 관련한 규정은 우려가 큰 부분이다. 미술진흥법은 미술품 감정을 '진위 및 역사적·문화적·예술적 가치를 평가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시가(경제적 가치) 감정 주체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미술품은 동일 작가의 작품이라도 크기·시기·상태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며 "부동산 중심의 평가 방식으로 미술품 시가를 산정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미술품 감정 범위의 명확화 ▲감정서 양식의 현실적 설계 ▲미술 서비스업 신고 기준의 구체화 ▲처벌 조항의 신중한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행령과 고시 단계에서 제도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협회는 4월 화랑미술제, 6월 화랑미술제 in 수원, 9월 키아프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9월 열리는 키아프에서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후원사 KB금융그룹과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특별 공연도 예정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권상능 제3대 회장부터 황달성 제21대 회장까지 역대 회장단이 영상으로 참여했다. 전직 회장들은 공동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화랑협회는 선대 미술인들의 헌신 위에 세워진 결과"라며 "그 정신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져 세계가 주목하는 협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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