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관세 압박 속 방미…'이건희 컬렉션' 러트닉 회동 주목
갈라쇼에 美러트닉 장관 초청
통상 압박 속 '소프트 외교' 주목
삼성 오너 일가 총출동, 회동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갈라쇼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출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환원하며 통상 압박을 재개한 직후여서, 이번 방미를 통한 이 회장의 '민간 외교'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열리는 갈라쇼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실권자로 꼽히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초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 보조금 집행과 대중국 규제를 총괄하는 인물로, 삼성전자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및 공급망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인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서울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식 회담이 아닌 비공식 문화 행사에서 이뤄지는 접촉이라는 점에서 메시지의 수위와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보조금을 앞세워 통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면 대응 대신 우회적 소통 채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이건희 컬렉션'이라는 글로벌 문화 자산을 매개로 미 정·재계 핵심 인사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일종의 소프트파워 외교의 성격을 띤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 경영 이슈를 문화·예술이라는 비정치적 공간으로 옮겨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으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갈라쇼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총수 일가도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오너 일가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며, 글로벌 무대에서 결집된 경영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계열사 주요 경영진도 행사 참석을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에게 직접 서신을 받는 등의 인연으로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방미가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 공장에 대한 보조금 확정 여부, 나아가 추가 인센티브 협상과도 직·간접적으로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미 정부 핵심 인사들과의 접점 자체가 향후 협상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트닉 장관과 이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만나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포럼에 이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4대 그룹 총수 등 한국 기업인을 초청해 미국 투자와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행사 전후로 이 회장과 러트닉 장관의 만남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국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향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100% 반도체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직접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압박으로도 풀이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 정부의 발표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전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웃리치나 한국 친화적인 활동을 통해 양국 간 교류 활동이 이뤄진다면 미국 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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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지 기상 악화가 주요 인사들의 참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동부 지역 폭설로 전시를 개최하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25, 26일 박물관 내 모든 시설을 일시 폐쇄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3월 미국 시카고박물관, 9월 영국 대영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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