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평가' 끝낸다…정부 재정사업 외부 전문가 '통합평가' 전환
2026년 재정사업 성과관리 추진계획
평가단 15개 분야, 150여명 규모 구성
평가 결과 예산과 직접 연계하는 구조
정부가 부처 중심의 '셀프 평가'로 운영돼 온 재정사업 성과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앞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통합 평가를 통해 성과가 부실한 사업은 감액·폐지까지 직접 예산에 연계하고, 평가 결과와 예산 반영 여부를 모두 공개하는 방식으로 재정 책임성을 대폭 강화한다.
기획예산처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2026년 재정사업 성과관리 추진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처는 전날 브리핑에서 "기존 성과평가 체계가 형식화되고 관대해졌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평가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의무지출 확대, 미래 대응 투자 증가 등 지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성과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번 추진계획의 핵심은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의 신규 도입이다. 지금까지는 각 부처가 스스로 성과를 평가한 뒤 재정당국이 이를 확인·점검하는 이원화된 구조였지만, 앞으로 관계부처 합동과 외부 전문가 중심의 통합 평가로 일원화한다. 평가 대상은 성과관리가 필요한 주요 재정사업으로, 원칙적으로 세부사업 단위까지 평가한다.
평가단은 고용·일자리, 복지, 산업, 중소기업, 환경·에너지, 국토·교통, 과학기술, 재난안전, 지역균형 등 15개 분야에서 약 150명 규모로 구성된다. 평가단 구성과 평가 과정에는 소관 부처도 참여해 정책 특성과 사업 맥락을 설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최종 판단은 중립적인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이번 개편은 그동안 지적돼 온 '셀프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박봉용 기획예산처 재정성과국장은 "부처 자율평가는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진 부처가 스스로 평가하다 보니 객관성과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제는 대규모 외부 전문가 평가단이 사업을 직접 들여다보고 그 결과를 예산 편성과 직결시키는 구조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기획예산처 청사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2026.1.6 utzz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통합 성과평가 결과는 ▲정상 추진 ▲사업 개선 ▲감액 ▲폐지·통합 등으로 명확히 구분돼 예산에 직접 연계된다. 성과가 부실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감액되며, 우수 사업은 증액 권고와 함께 차년도 평가 유예, 담당자 포상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평가 결과를 예산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유서까지 공개해야 한다.
기획처는 "평가 결과와 예산 반영 여부, 미반영 사유까지 모두 공개하는 구조는 부처와 재정당국 모두에게 일종의 '족쇄'가 되는 셈"이라며 "그만큼 실행력을 높이고 지출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감액 규모나 비율을 사전에 정해두지는 않았다. 성과가 좋아 구조조정 규모가 줄어든다 해도, 투명성과 객관성이 확보된다면 제도 목적은 달성한 점 등을 고려키로 했다.
보조사업 연장평가도 강화한다. 기존 3년 주기로 전체 사업의 3분의 1만 평가했지만, 통합 성과평가에 포함해 전체 보조사업을 점검한다. 이는 평가중복 방지 및 부처 부담을 경감하고, 전반적인 사업 실효성을 한 번에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또 재정사업 심층평가는 다부처 사업이나 대규모 사업 등 난이도와 중요도가 높은 과제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단년도 평가에 그치지 않고, 사업 효과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2~3년에 걸친 추적 평가도 가능하게 한다. 심층평가 결과는 감액·폐지 결정이 아니라 사업 효과성과 개선 방향 제시에 초점을 둔다.
성과목표관리 제도도 손질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에 하나의 성과지표만 설정하는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필요하면 복수의 성과지표를 설정하거나 프로그램 자체를 분리한다. 세부사업별 성과지표도 성과계획서에 포함해 국회와 국민이 사업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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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관리 인프라도 대폭 강화한다. 정부는 인공지능(AI) 기반 성과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성과지표의 적정성 검토와 기초 분석을 자동화하고, 평가자는 정책 판단과 심층 분석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획처는 "이번 개편으로 재정사업 성과평가가 처음으로 '테이블 위에 올라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구조인 만큼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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