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강타한 1인가구 생존확인 앱
노녀층 아닌 Z세대 고립된 삶 영향
AI 확산 속 발상의 전환 환영해야
지난해 이맘때 중국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기술 제품은 딥시크의 인공지능(AI) 모델이었다. 올해 화제작은 훨씬 단순하다. 혼자 죽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다소 직설적인 이름의 '너 죽었니(Are You Dead?)' 플랫폼은 중국 앱스토어 랭킹에서 급부상한 뒤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입소문)됐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공격적으로 느껴질 만큼 단순하다. 주 사용자층은 1인 가구로, 이용자는 버튼을 눌러 자신이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이틀 연속으로 확인이 없으면 사전에 지정된 비상 연락처에 알림이 전송된다.
많은 사람은 이 앱이 독립적 삶을 이어가려는 노년층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Z세대인 개발자 팀은 도시에서 살며 직접 경험한 고립된 삶에서 앱 개발의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의 1인 가구는 2030년까지 최대 2억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인구 구조 변화는 현대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나, 중국 정부가 바라는 방향도 아니다. 그래서 이 플랫폼은 지난주 중국 앱스토어에서 조용히 삭제됐다. 개발진은 죽음을 직접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이를 불길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리브랜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의 새로운 이름인 '데무무(Demumu)'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라부부' 스타일로 변형한 이름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개발자들은 SNS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공모 중이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의 아픈 지점을 콕 찍었지만, 신경질 날 만큼 훌륭한 서비스다. 왜 이 생각을 못 했나 싶어 질투가 날 정도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히트 AI 앱을 찾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나, 사람들은 문제가 없는 곳에서 AI를 접목하려 하냐고 불만을 터뜨린다. 친구가 보낸 두 줄짜리 메시지를 요약해 줄 모델은 필요하지 않다. 인간의 기본 소통에 소프트웨어가 끼어드는 일은 사생활에 끼어드는 것과 같은, 괜한 간섭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너 죽었니' 플랫폼은 이와 정반대다. 영리해 보이려 하지도 않고 철저히 실용적 측면에 집중한다. 1인 가구에 소소하지만 분명한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그 존재 자체로 확산하는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중국의 유명 음식 배달 플랫폼 '너 배고프니(Are you hungry)'를 살짝 비틀어 만든 이 명칭은 '탕핑(드러눕기)' 세대로 불리는 Z세대 특유의 허무주의적 유머를 그대로 담고 있다. 온라인상의 많은 중국 청년은 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일종의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로 받아들이고 있다.
AI를 삶의 더 많은 영역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는 시도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아시아는 물론, 그 밖의 지역에서도 노인 돌봄 기술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태세다. 중국 정부는 고령층의 소비 여력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수용 의지를 근거로 '실버 이코노미'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이런 혁신을 억제하기보다는 정부가 오히려 이런 도구들을 환영해야 한다.
미국 은퇴자협회(AARP)는 2030년까지 고령의 미국인들이 기술에 쓰는 지출이 12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50세 이상 성인 중 59%가 지금의 기술이 자신의 연령대를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음에도 이처럼 높은 전망치가 나왔다. 반대로 보면, 이런 괴리를 줄이고 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열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앱이 바이럴됐다는 사실은 업계에 훨씬 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다. '기술은 우리를 덜 외롭게 만드는가, 아니면 더 외롭게 만드느냐'에 대한 문제다. 세계적으로 SNS는 대면 만남을 피하는 일을 훨씬 쉽게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슈퍼 앱'들이 모든 것을 최적화해 놓은 탓에 차량 호출이나 음식·생필품 주문을 하면서 실제 사람과 한마디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더해 AI 패권 경쟁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긴 노동시간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는 '996 문화(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 근무)'에 익숙해지고 있다. 996 문화는 법적으로도 분명 문제가 된다.
딥시크가 중국의 기술력이 전 세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면 '너 죽었니'는 그다음에 찾아온 일종의 숙취다.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체크인 앱이 최정상에 오른 것은 뛰어난 공학적 완성도 때문이 아니다. 인구구조와 사회적 불안을 '푸시' 알림 하나로 번역해낸 것이 이유라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앱스토어에서 지워버릴 수 있고 개발자들은 '죽음'을 라부부풍으로 다시 꾸미려 애쓸 수 있다. 그러나 이 앱이 드러낸 연결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AI 업계에 던지는 경고이기도 하다. 다음 히트작은 사람들 간의 대화를 요약해 주는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왜 대화를 점점 덜 하게 됐는지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기계를 더 인간답게 만들기 위한 경쟁 속에서 올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 앱은 그저 이렇게 묻는다. "아직 살아있나요?"
캐서린 소벡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이란에 '토마호크' 얼마나 퍼부었길래…일본에 '당...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Forget DeepSeek, Dying Alone Is China's Latest Tech Obsession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