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증가, 유튜버 등 새로운 직업의 출현, 고령층의 노동 참여 등으로 노동시장이 중대한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기존 방식으로 조사되는 고용과 소득 통계에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동시장 변화로 인한 불규칙한 소득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가계소득이 과소 집계될 경우 정부와 중앙은행의 조세 확보 능력과 통화정책 판단 능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또 대부분 노동시장 통계는 설문조사에 의존하는데 응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폴 도노번 UBS글로벌자산관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다보스포럼 홈페이지에 기고한 ‘통화정책을 왜곡할 위험이 있는 노동시장 데이터 공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기술 발전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자영업과 부업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발달로 높은 비용의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온라인 유통은 1인 사업자의 급증을 가져왔다. 유튜버 등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는 세계 광고 수익에서 신문과 라디오를 합친 것보다 더 큰 몫을 가져가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공식 직업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가계조사라면 이런 고용 형태를 포착할 수 있지만, 기업 대상 조사는 스마트폰과 춤 실력만으로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실질적 경제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고령화도 영향을 미친다. 몇 년 안에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은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들에서 생산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생산가능인구를 ‘전체 인구 중 15~64세’로 정의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유사한 기준을 사용한다.
이는 최근 현실과 거리가 멀다. 노동 참여가 65세에서 끝난다는 개념은 점점 늦어지는 은퇴 추세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은퇴 이후에도 사람들은 유급 노동이나 자원봉사를 통해 경제 활동에 기여한다. 일본에서는 보육이 점점 은퇴 세대의 몫이 되고 있으며 전체 돌봄자의 약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이에 대해 도노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포디즘(Fordism) 이전 경제모델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썼다. 부업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19세기 중산층 가정의 하숙이 당시의 에어비앤비였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 모델에서도 육아는 종종 노년 세대의 몫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경제 데이터 대부분이 제조업과 대기업, 단일 직업 소득에 초점을 맞췄던 포디즘의 전성기에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노동시장 변화를 통계조사로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면 가계의 소득과 재무상태 실제 상황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커진다. 고용 통계가 부업을 포착하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구매력은 실제보다 낮게 평가된다. 이는 정책 당국이 불필요한 경기 부양에 나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을 키운다.
자영업 증가로 GDP 내 기업이익과 노동소득의 몫 역시 왜곡될 수 있다. 1인 사업자가 스스로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간헐적으로 배당 형태로 소득을 받는 경우(주로 세금을 덜 내는 데 유리한 구조), 가계 소득에 대한 인식이 더 흐려진다. 자영업자는 가계가 아닌 법인 형태로 해서 이익을 축적하는 것이 세제상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 법인 계좌에 쌓인 자금은 필요할 때 가계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단일 직업이 아닌 복수의 소득원 포트폴리오를 가진 가계는 실업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비상시에 대비해 쌓아두는 예방적 저축 역시 이런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일자리를 잃더라도 저축 대신 다른 소득원을 안전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완전한 실업 대신 불완전 고용에 대한 문제가 더 흔해질 수 있다. 기업이 인력의 40%를 해고하는 대신, 자영업자가 1주일 중 이틀은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게 통계에 잡히지 않으면 생산성 지표는 점점 더 불안정해진다.
조세 체계가 새로운 노동 형태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도 문제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부상은 광고 수익에 대해 기존 플랫폼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거나 아예 과세되지 않는 개인에게 이전시킬 수도 있다. 자영업자의 소득과 저축이 급여 형태에서 벗어나면, 이를 방치할 경우 정부 세수는 당연히 줄어든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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