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탁금 9억 달성, 849명 학생에게 8억7000만원 전달
소상공인부터 어르신까지…각계각층 '일상적 기부' 문화 정착
올해 장학금 신청 접수 시작, 오는 3월 10일까지
경북 영천의 교육 현장에 조용하지만 강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거창한 구호 대신 시민 개개인의 정성이 모여 수백 명 학생의 앞날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있다.
◆숫자를 넘어선 진심, 5346건의 기탁 기록
영천시장학회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시민, 단체, 기업 등이 보내온 장학금 기탁은 총 5346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약 9억원에 달한다.
이 소중한 재원은 우수인재육성, 복지나눔, 인구소멸대응 등 5개 분야 19개 사업으로 세분화돼 운영됐다.
그 결과, 지난해 총 849명의 학생이 약 8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단순히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교실 담장 넘어 세계로…체험형 장학 확대
장학금의 혜택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2025년 한 해 동안 92명의 학생이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로 해외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지역 사회의 관심이 학생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었고, 낯선 문화 속에서의 경험은 아이들이 세계적인 안목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 모든 기회의 시작, 다양한 얼굴의 기탁자들
이 같은 장학사업의 출발점에는 특정 계층이나 일부 후원자가 아닌, 영천을 이루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선택이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은 것을 기념해 다시 장학금을 기탁한 학생,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한 뒤 받은 구호 지원금을 장학금으로 전한 수련원 원장, 손녀의 대학 진학을 계기로 선순환의 나눔을 실천한 조부모,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얻은 소중한 수입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1인 가구 어르신까지 기탁의 사연은 각기 달랐지만 마음은 같았다.
미술인들의 모임에서는 작품 활동과 전시를 통해 모은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며 재능 나눔을 실천했고 부모의 나눔을 지켜보며 자란 자녀가 용돈을 모아 기탁한 이야기 역시 장학금의 의미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지역 기업과 중소기업, 건설·제조업체와 금융기관, 약국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시장 상인들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기탁에 동참했고 출향 인사들도 함께 지역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탰다.
◆2026년 장학사업 시동…3월 10일까지 접수
영천시장학회는 2026년에도 그 온기를 이어간다. 현재 ▲입학성적우수장학금 ▲우석장학금 ▲대학생 생활비 및 교통비 지원 등 다양한 장학 프로그램의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기한은 오는 3월 10일까지며, 공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최기문 영천시장학회 이사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정성 덕분에 지난해 영천시 전체 기부액이 400억 원을 돌파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며, "장학금은 아이들의 미래를 향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다. 기탁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장학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영남취재본부 최대억 기자 c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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