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맥]IEEPA 관세 위법 판결로 자동 환급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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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국가의 통상당국과 무역인들은 국제경제비상법(IEEPA)에 대한 미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예정된 판결이 올해 들어 3차례나 연기됐다. 이 판결은 미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통상정책에 대한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에 대한 해석이 핵심이다. 또한 고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함으로써 발생한 경제적 파급 영향과 1500억달러에 대한 관세 환급 등 여러 사항이 걸려 있어 판단이 쉽지 않다.


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하게 IEEPA를 발동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을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공직자들은 위헌판결이 날 경우, '미국 우선주의' 대외정책 훼손과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또한 무역확대법 232조(국가안보 조항) 등으로도 관세를 복원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구두 변론에서 대법관들은 행정부의 IEEPA 해석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수차례 판결 연기는 판결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대법관들의 협의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대 150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환급금을 재무부가 신속하게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


IEEPA 관세가 위법으로 최종 판결 나더라도 환급 자격은 수입업체가 기한 내에 청구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확보된다. 환급 규모가 청구 비용을 충분히 능가한다면 청구 기한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반환 소송을 제기해야만 환급 권리를 온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음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파급 영향 최소화를 위해 대법원이 환급 범위를 최종 판결에 전면 환급보다는 부분 환급을 포함시킬 수 있다. 더구나 재정적 혼란과 관세 당국의 업무 폭주를 방지하기 위해 소급 환급 청구를 제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지금까지는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종이 서류 기반 수동 납부 시스템과 전자통관 시스템을 함께 가동했지만, 오는 2월6일 자로 새로운 디지털 환급 시스템(ACE)으로 전면적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 날짜 이후 CBP는 종이 서류 접수를 완전히 중단한다. 전자 환급을 받기 위해 수입업체는 2월6일 이전까지 등록해야 한다.


이는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술적·실무적·법적 이유에서다. 첫째, 만약 ACE에 미리 등록돼 있지 않다면, 과거에 수동 방식으로 납부했던 관세 데이터를 ACE에 연동시킬 수 없다. 관세 환급 신청을 전자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ACE 계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실무적 요인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IEEPA가 위헌으로 판결될 경우, 수백조 원에 달할 수 있는 위헌 관련 환급이 한꺼번에 신청될 때, 전자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건에 대해 CBP가 데이터 조회 불능을 이유로 환급 절차를 가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관세청과는 달리 미 CBP는 친절하지 않다.


셋째, 법률적 요인도 환급에 차질을 줄 수 있다. IEEPA 위헌 판정시 수입업체들은 불복신청을 해서 환급을 받아야 한다. ACE로의 전면 전환 이후에는 모든 불복 신청과 관세 정정 신청을 ACE 내의 문서처리장치(DIS)를 통해서만 허용된다. ACE에 등록돼 있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내야 할 수 있다. 미국식 관세 정산제도에 필요한 사전 심사 기간(통상 수개월)과 관세 담보(Customs Bond) 조정 등으로 환급이 수년 이상 지연되는 피해를 수출자가 떠안아야 한다.


ACE 등록과 무관하게 환급 청구가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수출자가 '관세 선납 인도(DDP)' 조건으로 미국으로 수출했을 경우, 원칙적으로 미국 수입업자가 IEEPA 관세 환급 권한을 갖게 된다. 수출자가 관세를 부담했더라도 행정적으로는 수입자가 관세를 납부한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많은 기업이 미국 내 판매망 유지를 위해 관세를 자체적으로 흡수했다. 이 경우 수출자는 수입자와 환급 협상을 하거나 사적 계약을 바탕으로 민사소송을 통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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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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