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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생물의 북극 진입, '정착' 아닌 '침투'였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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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늘고 가을엔 붕괴…에너지 효율 떨어뜨리는 불안정한 생태계 전환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태평양 생물들이 북극해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들이 북극 환경에 정착하지는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름철에는 개체 수가 급증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며 급격히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북극 해양 생태계의 '에너지 효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아라온호 북극해 동물플랑크톤 채집활동. 극지연구소 제공

아라온호 북극해 동물플랑크톤 채집활동.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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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는 서북극해 동물플랑크톤 군집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 급격한 재편을 겪으며, 태평양 외래종들이 북극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형종 중심으로 바뀌는 '불안정한 계절 전환'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와 일본 연구선 미라이호가 2008~2021년 14년간 서북극해에서 수집한 해양 환경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8월 여름철에는 태평양 바닷물 유입과 함께 태평양 종이 뚜렷하게 늘어났고, 일부 연도에는 난류성 삿갓조개 유생이 북극 중앙해역까지 확장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서북극해 연구해역 및 연구결과 모식도(구글 생성형 AI 활용 제작). 극지연구소 제공

서북극해 연구해역 및 연구결과 모식도(구글 생성형 AI 활용 제작).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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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변화는 9월 초 가을로 접어들며 급속히 사라졌다. 수온과 환경 변화에 민감한 외래종들이 북극해의 급격한 계절 전환을 견디지 못해 정착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태평양 종의 북극 유입은 '침투'에 가깝지 '정착'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생태계의 질적 변화다. 외래종 유입으로 개체 수는 늘었지만, 이들 종은 북극 고유종보다 몸집이 작고 지방 함량이 낮아 먹이망 상위로 전달되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개체 수 증가가 곧 생태계 생산력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북극해 연구해역 및 연구결과 모식도. 극지연구소 제공

서북극해 연구해역 및 연구결과 모식도. 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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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 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종이 주를 이루면 고열량 섭취가 필수적인 고래나 물범 같은 상위 포식자의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서북극해의 불안정한 계절 전환은 북극 먹이망 전반의 구조 변화를 예고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R&D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해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Progress in Oceanography 1월호에 게재됐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한·일 연구선 자료를 통합해 북극 생태계의 불안정한 변화를 규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북극해 수산자원 활용과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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