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에서 안정돼 있으나 또 하나의 물가지표인 GDP디플레이터는 2%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어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는 2.1%였는데 분기별로 따져보면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년동기대비 2.1%, 3분기 2.0%였다. 하반기 들어 농축수산물 등 일부 변동성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4분기에는 2.4%였다. 변동성이 큰 식류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연간 1.9%로 안정돼 있다. 1분기는 1.9%, 2분기 2.0%, 3분기 1.7%, 4분기 2.0%였다.
반면 GDP디플레이터는 올해 1분기 2.4%에서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2.8%, 2.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의 소비품목을 대상으로 작성되는 소비자물가와 달리 GDP디플레이터는 소비, 투자, 수출입 등 GDP 지출항목을 모두 포괄하는 물가지수다. 실질GDP 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를 합한 수치가 명목GDP 성장률이다. 지출 측면에서 GDP는 내수와 순수출의 합이므로 GDP디플레이터는 국내 최종생산물의 내수 및 수출입 가격을 종합한 물가수준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실질GDP 성장률은 2021년부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명목GDP는 2021년이후 평균 5.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GDP디플레이터의 평균상승률은 2.8%로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평균 2.1%보다 높은 수준이다.
22일 예산정책처의 박선우 분석관이 발표한 ‘최근 GDP디플레이터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GDP디플레이터의 상승은 교역조건 개선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출가격과 수입가격 간 비율인 교역조건의 개선이 GDP디플레이터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내수디플레이터 상승률은 각각 2.1%, 1.6%, 1.6%였으며, 교역조건지수 등락률은 1분기 1.7%에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2.8%, 2.6%로 올랐다가 4분기에 5.0%로 더 높아졌다. 교역조건지수 등락률은 2021년 -2.8%, 2022년 -8.1%, 2023년 -0.3%에서 2024년 3.5%, 2025년 3.0%로 개선됐다. 이같은 교역조건지수의 개선이 2025년 GDP디플레이터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했다.
GDP디플레이터는 한은이 발표하는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나오는데 2025년 4분기와 연간 수치는 올해 3월초에 나올 예정이다. 22일 한은이 발표한 2025년 연간 실질성장률은 1.0%였다. 박 분석관은 2025년 연간 GDP디플레이터 상승률 2.5~2.7%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 명목GDP 성장률은 3.5~3.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가 올해 1월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2025년 실질 및 명목 성장률은 각각 1.0%, 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2.8%로 추정한 셈이다.
박 분석관은 2026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가격 상승,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다면 대외요인에 따른 GDP디플레이터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경기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더라도 명목성장률이 높아지면서 국세수입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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