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하나증권 경영전략본부장 인터뷰
'안정성' 앞세워 발행어음 시장 공략
"절반은 기업투자…생애주기 전반 지원"
"하나증권의 발행어음은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관리와 회사 고유자금, 하나금융그룹이라는 다층 방어 구조를 갖췄다. 동시에 안정적인 금리 제시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동식 하나증권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그룹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나오는 시너지와 브랜드 파워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발행어음 사업 전략 전반을 설명하며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전무는 "후발 주자이지만 단기 흥행보다 장기적으로 신뢰받는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뒤 이달 '하나 THE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출시 직후 수요가 몰리며 3000억원 규모로 준비했던 수시·약정형 물량이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김 전무는 "대기 수요가 예상보다 많았고, 은행 예금에서 증권사 상품으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법적으로는 자기자본(약 6조원) 두 배까지 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는 시장에 안착하는 것을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올해 발행어음 잔액 목표는 2조~3조원 수준이다.
그는 "급격히 키우기보다 첫해에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3년 차에는 점진적으로 확대해 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규모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과도한 금리 경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동은 지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발행어음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상품·영업·리스크 담당 임원들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금리를 결정한다"며 "운용 수익을 감안해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 수준에서만 금리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자금의 운용 방향도 명확히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절반가량을 고유동성 자산으로 유지해 환매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올해부터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과거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과도하게 쏠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벤처기업, 혁신 기업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기 스타트업에는 지분 투자, 성장 단계 기업에는 전환사채(CB)와 같은 메자닌 투자 등을 통해 기업 생애주기 전반을 지원하고, 기업공개(IPO)까지 이어지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며 "이를 하나증권 발행어음 운용의 1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사업에서 단기 조달과 중·장기 운용 간 만기 미스매치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무는 체계적인 내부 관리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발행어음 투자자들의 만기는 수시형부터 1년까지로 평균 약 6개월 수준"이라며 "운용 자산에는 회수 기간이 3년 이상인 투자도 포함돼 평균적으로 약 2.5년의 기간 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만기 갭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하며 조달 구조와 자산 포트폴리오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자산과 부채의 기간 구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발행어음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 정책과 내부 통제 기준을 갖추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엄격한 관리 체계에서 운용되는 만큼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발행어음 인가를 '하나증권의 4번째 엔진'이라고 표현했다.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투자운용(S&T)이라는 기존 세 축에 발행어음이라는 안정적인 조달 수단이 더해지면서 회사 전체의 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임직원 1800명 모두가 학수고대하던 인가였다"며 "특히 전국 영업 현장에서 발행어음 상품의 유무는 고객과의 경쟁력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보다 한 단계 나은 수익을 제공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안전하게 모인 국민들의 소중한 자금이 하나의 물결이 돼 다시 대한민국 혁신 기업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하나증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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