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경제-금융의 길을 묻다' 릴레이 인터뷰
③이창영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전무)
"산업 패러다임 수혜 수도권 집중…분산 기반 필요"
"지방은행, 기능·역할 부여된 지역은행으로 전환"
"산업부터 사람과 자본까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부터 분산시켜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창영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전무)은 지난 19일 아시아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유망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늘고 지역 인구가 유입되어야 지역 내 총생산(GRDP)과 투자가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분산해야 지역 발전…이를 위한 기반 필수"
이 전무는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지방의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지역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GRDP 성장률은 129.3%였으나 같은 기간 부산(88.7%)과 대구(74.3%)는 이에 못 미쳤다. 반면 경기도는 238.8% 성장하며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그는 "과거 조선·철강·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었으나 현재는 인공지능(AI)·배터리·로봇·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산업구도가 재편 중"이라며 "이 같은 산업 생태계 거점이 주로 수도권에 형성되고 있으며, 이것이 지역 간 인구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분산을 통한 선순환 구조 형성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유망 기업을 유치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 인구가 증가하고 GRDP와 지역 투자가 늘어 지역이 발전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을 유치·육성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은행은 지역 기업 육성에 강점이 있으므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의 실행 주체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무는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56.1%인데 반해 시중은행은 41.5%에 그친다"며 "그만큼 지방은행들은 관계형 금융을 통해 해당 지역 기업들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어 세밀하게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銀, 기능·역할 중심의 '지역은행'으로 바뀌어야"
이 전무는 지역경기 침체가 지방은행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산업·인구·자본의 이동이 금융의 흐름도 바꿔 놓고 있다"며 핵심 고객층인 지역 중소기업 부진이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지방 영업 강화와 인터넷은행의 가파른 성장도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경기를 되살리고 지방은행도 함께 살리는 방안으로 지역은행 개념을 제시했다. 지리 기반 개념인 지방은행에서 기능·역할·책임 중심의 개념인 지역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지역에 밀착한 영업을 담당하며 지역민에게 금융접근성을 지원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은행으로 지방은행을 탈바꿈하는 방안이다. 지방은행이 지역은행으로 역할을 부여받는다면 지방자치단체 금고나 지역 공공기관이 지역은행을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제안했다.
다음은 이창영 전무와 일문일답
-지역 경기 침체가 심하다. 지역경기 침체의 원인은 무엇인가.
▲산업 패러다임 전환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산업 생태계는 주로 수도권에 형성된다. 2024년 기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본사의 77%,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78개사(2025년 기준)가 수도권에 위치한다. 대구 시총 1위인 이수페타시스와 경북 시총 1위인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코스피(KOSPI) 77위와 45위이며 부산과 광주는 시총 100위 내 지역기업이 없다. 지역 간 인구이동은 이 같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지역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수도권에만 집중된 양질의 일자리를 분산시켜야 한다. '유망 산업(기업) 유치→양질의 일자리 증가→지역 인구 증가→GRDP 증가→지역투자 확대→지역 발전'의 선순환 구조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 내 창업지원 기관(테크노파크 등)과 연계해 지역에서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iM뱅크는 2019년부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관하는 대구창업캠퍼스를 후원하고 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해 스타트업 육성 공간(iM뱅크 제2본점 5층 무상임대)을 제공하고 있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거점 지역 내 유망산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경기 침체로 지방은행도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점이 어려운가.
▲지방은행의 핵심 고객층인 지역 중소기업이 부진해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중은행이 지자체와 공공기관 금고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지방 영업을 강화한 것도 지방은행을 어렵게 한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이 6개 지방은행(경남·광주·부산·iM·전북·제주)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오는 등 이들의 가파른 성장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지방은행이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거점 영업지역 내 금융접근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인구 1만명당 평균 0.08개 점포를 운영하지만, 지방은행은 0.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56.1%로 시중은행(41.5%)보다 15%포인트 높으며 전체 여신의 과반을 중소기업에 배분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 내 자금 공급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수익 규모 대비 지역사회 기여 비중도 높다. iM뱅크의 경우 지역사회 기여금이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의 12.4%를 차지해 은행권 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지방은행 개념을 지역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방은행은 과거 1도 1은행 체제를 전제로 한 법적 분류다. 지리 기반 개념으로 영업구역만 구분해 규정하고 있어 어떠한 역할이나 기능을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 지역은행은 기능·역할·책임 중심의 개념이다. 지역의 자금순환, 산업 육성, 금융접근성 제고 등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은행을 뜻한다. '지방'이라는 지리적 개념에 국한된 것이 아닌 '지역'이라는 공동체와 산업의 맥락 안에서 지역은행의 제도적 위상을 재구축하자는 것이다.
-지역은행의 책임을 다한다면, 어떠한 역할이나 인센티브를 주는 게 합당한가.
▲지자체 금고를 선정할 때 지역은행 우선지정권을 부여하거나,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거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는 지역에서 쓰인 돈이 지역 내에서 도는 '지역자금 환원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 우선 지자체 금고가 공공기관 자금을 지역은행이 일정 규모 확보해 예치하면 이 자금들을 바탕으로 대출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예치금이 커질수록 대출 여력도 커지게 되며 조달 안정성도 일부 확보할 수 있다. 지역은행은 지역 기반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대된 대출 여력이 지역경제로 유입되면서 지역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기업과 가계의 수익 및 소득으로 이전돼 지역경제도 활성화된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 주체들의 거래가 증가하고, 자금들이 다시 지역은행 계좌로 유입되면서 자금 순환 구조가 형성됨에 따라 지역자금 환원시스템이 구조적으로 강화된다.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지역에서 수신자금을 모으더라도 여신 및 투자는 전국 단위로 배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역 내 환원 강도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의 역할은.
▲iM금융그룹의 지속 성장과 지역경제 발전을 고민하는 싱크탱크(Think Tank)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이름에 있는 만큼, 그룹 ESG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총괄 및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한다. 그룹 차원의 ESG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정립하고, 계열사별 사업 특성과 역할에 맞춰 세부 실행 과제로 구체화한다. 이를 통해 ESG경영이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 관리 체계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경제 발전이나 지방은행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금융당국 등에 제언한 사례가 있나.
▲지방은행이 주택도시기금 대출 업무와 국민주택채권 발행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허용한 사례다. 제도 변경 이전에는 주택도시기금 대출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만 한정돼 있었다. 주택청약은 지방은행에서 받고 정작 대출은 시중은행에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점에서 지역 내 금융 접근성이 높은 지방은행의 영업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이 같은 구조적 비효율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유했고, 논의를 통해 지역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됐다.
◆이창영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전무) 프로필
▲1970년생 ▲경북대 무역학·국제경영학 석사 ▲영남대 인사조직 박사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부장 ▲iM뱅크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iM금융지주 피플&컬처부장 ▲iM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장 ▲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장 겸 이사회사무국장(2025년 1월~)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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