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리버풀대 연구 결과
연구진 "식후 혈당 조절 중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영국 리버풀대 연구진은 의학 저널 '당뇨병, 비만 및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식사 후 혈당 상승과 알츠하이머병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를 통해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왔을 때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증상으로 식후 피로감과 졸림,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동안 고혈당, 제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대사 이상이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꾸준히 보고돼 왔다. 그러나 혈당 조절 이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69세 성인 35만여명의 유전 정보와 건강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공복 혈당, 인슐린 수치, 식사 후 2시간 혈당 등 혈당 조절 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포함됐다.
연구에는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 기법이 활용됐다. 이는 유전적 변이를 이용해 특정 생물학적 요인이 질병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인과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식사 후 혈당 수치가 높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약 6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후 고혈당은 여러 혈당 지표 가운데서도 높은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같은 위험 증가가 전체적인 뇌 위축이나 백질 손상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다른 방식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앤드루 메이슨 박사는 "이번 결과는 혈당 관리를 할 때 단순한 평균 수치나 공복 혈당뿐 아니라 식후 혈당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향후 치매 예방 전략 수립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책임저자인 빅토리아 가필드 교수는 "다른 인구 집단과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재현하고, 작용 기전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당뇨 환자 등에서 치매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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