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직원인 척하고 식권 내도 확인 안 해요. 5장 일괄판매합니다."
높은 물가에 국회, 도서관 등 주요 공공기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일반인이 늘어난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공공기관 식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6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각종 공공기관, 회사 구내식당의 식권을 일괄 판매한다는 글을 여러 건 확인할 수 있었다. 5000원짜리 국립중앙도서관 식권 10장을 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부터 조달청, 세무서, 구청 등의 구내식당 식권이 거래되고 있었다.
판매자는 더이상 이용할 일이 없는 식당의 식권을 처분할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내식당이 일반 음식점의 외식비보다 저렴해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 내부 할인이 적용되는 직원용 식권이 일반 식권보다 저렴한 것을 이점으로 내세우며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는 4800원에 거래되는 국회 도서관의 직원용 식권을 10장 단위로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판매자에게 문의한 결과, 직원용 식권으로 식당을 이용해도 별다른 확인 절차나 단속이 없어서 괜찮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며칠 뒤 해당 글은 '정부 지원 물품 거래'로 제재를 받았다.
당근은 국회 내 구내식당의 직원용 식권에 한해 중고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직원에게 할인단가에 제공되고 있는 직원용 식권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될 경우 직원 복지 목적이 훼손될 수 있기에 당근에 제한 요청을 했다"며 "직접적으로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해당 행위가 목적에 맞지 않아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직원이 지급받은 식권은 본인 소유이므로 사용하지 않고 파는 것은 본인 자유"라면서도 "다만 식권을 판매한 후 또 다른 식권을 다시 재발급받아 이용하는 등의 행위는 해당 재원을 지급한 정부에 손해를 만들어 이득을 보는 것이므로 업무방해나 횡령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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