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상품에 약 10억 베팅한 투자자
코스피 연일 상승에 수익률 '-72%'
"시황 안 봐, 그릇된 판단이 이유"
코스피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상품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약 8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토로한 개인투자자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는 '8억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으로 보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총 10억9392만원어치 매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으로, 코스피 등 기초자산 지수가 떨어질수록 이익을 얻는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반대 방향의 2배로 추종, 코스피200 선물이 하루에 1% 내리면 2% 이익을 보는 구조다. 지수가 하락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단기간에 급등이 반복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리스크가 있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는 A씨의 예상과 달리 연일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A씨는 약 7억8762만원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A씨는 "시황과 추세를 보지 않고 단순히 정치적인 이유로 인버스를 샀다"며 "전 재산이었는데 8억원이나 잃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겠다. 제 그릇된 판단이 이유인 것"이라며 "처음 1억원 손실이 났을 때 차마 손절할 용기가 없어 버티다가 결국 8억원을 날려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3억원으로 여생을 보내려고 한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락장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는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9거래일(1월 2~14일) 동안 KODEX 200선물인버스 2X를 3008억원, 같은 기간 KODEX 인버스에 1155억원을 쏟아부었다. 두 종목 모두 코스피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 역 추종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지금이 코스피 고점이라고 판단, 곧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코스피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해 이날 사상 처음 4700선을 넘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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