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점집, 대기·예약 필수
전화·온라인으로 사주 보기도
"나쁜 말은 액땜했다 생각"
직장인 이현서씨(27)는 최근 인터넷으로 990원을 주고 신년운세를 봤다. 이씨는 "새해를 맞아 올 한해는 어떤 흐름일지 살펴보고, 전체적인 삶의 방향도 뒤돌아볼 겸 재미로 사주를 봤다"며 "용하다는 곳은 예약이 어려워 온라인으로 일단 간단히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나모씨(29)도 신년운세를 볼 예정이다. 나씨는 "매년 초 새해 기념으로 신년운세를 보러 다닌다"며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 귀인, 사고 수 등을 쭉쭉 알려주는데, 좋은 풀이는 받아들이고, 나쁜 말은 액땜했다 생각하고 흘리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마음이 힘들고 불안한 시기에 나름 도움이 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신년을 맞아 연초에 사주나 운세를 보는 문화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신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새해를 시작하며 불안을 덜고 삶의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한 '액땜형 문화' 중 하나로 풀이된다.
사주 및 운세 가게들도 젊은 층의 방문을 부쩍 체감하고 있다. 사주풀이가 잘 들어맞는 점집은 대기나 예약이 기본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점집 앞은 14일 새벽부터 대기하는 이들로 줄을 이뤘다. 예약을 따로 받지 않고 하루에 10팀 내외로 손님을 받아서다.
1인당 5만~10만원의 복채가 드는 대면 점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즉각적으로 운세 풀이를 받을 수 있는 전화 사주나 온라인 사주를 재미로 보기도 한다. 대학생 최모씨(25)는 "올해가 적토마의 해로, 띠·사주별 운세를 확인해 병오년의 강한 기세를 잘 잡아야 한대서 네이버에서 신년운세를 간단하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사주·운세가 미래 전망이 불확실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해를 잘 버텨나갈 수 있도록 자기 위안을 삼는 동기부여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한국 사회 특성상 고민이나 문제를 터놓고 상담하는 문화가 덜하기 때문에 사주나 운세를 보며 위안으로 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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