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유치 늘었지만 단절된 구조
취업·정주 연계 전주기적 설계 필요
"2039년, 대한민국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다."
이 전망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위기의식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고등교육이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구조적 경고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많은 대학이 국제화를 해법으로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의 국제화는 과연 지속 가능한가.
그동안 한국 대학의 국제화는 주로 '확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 결과 한국은 2025년 기준 20만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며 세계 10위권의 유학 목적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국제화가 축적의 구조로 남기보다는 특정 시기·특정 부서·특정 사람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내부 피로와 저항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국제화의 가장 큰 문제는 숫자는 남지만 구조는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학생 유치는 늘었지만, 입학 이후의 학업 적응, 생활 지원, 진로 연계, 졸업 후 체류와 사회 통합에 이르는 전 과정은 여전히 단절돼 있다. 국제처 실무자의 잦은 교체, 단기 실적 중심의 정책, 학내 구성원의 낮은 공감대는 국제화를 '미래 전략'이 아니라 '추가 업무'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제화가 지속될 수 없다.
국제화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외국인 유학생을 외부 손님이나 수요 대체 인력이 아니라, 대학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제화는 입학에서 끝나는 정책이 아니라, 교육·연구·생활·커리어·동문 네트워크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설계여야 한다. 일부 대학이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유학생의 학업과 진로, 정주 가능성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국제화로 나아가는 중요한 실험이다.
또한 국제화는 재정 보완이나 캠퍼스 다양성 확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한 국제화는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며, 대학의 중장기 비전 속에 자리 잡을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유학생의 졸업 이후 진로를 국내 산업, 글로벌 창업, 지역사회 기여 모델과 연결할 때 국제화는 인구 감소에 대한 임시 처방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이 된다.
국제화의 지속가능성은 조직과 역할의 재설계 없이는 확보될 수 없다. 국제화는 국제처만의 업무가 아니라 총장과 보직자, 단과대학과 학과, 행정부서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대학의 핵심 기능이다. 특히 보직 순환이 잦은 구조 속에서 국제화의 전문성과 기억이 단절되는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국제화는 이벤트가 아니라 축적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외국인 유학생 비자 제도의 합리화, 졸업 후 체류와 취업 연계, 유학생 창업 지원 등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 고등교육 국제화는 외교·법무·산업 정책이 함께 맞물린 종합 국가 전략이어야 한다. 국가 브랜드 차원의 유학 홍보와 K컬처와 연계한 통합 유학 플랫폼 역시 국제화의 지속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국제화는 외형은 확장하되 내부가 무너지지 않는 국제화다.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고, 사람이 바뀌어도 이어지며, 대학의 교육과 연구 역량을 함께 키우는 국제화는 대학의 미래 자산이 된다.
국제화는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길이다. 그러나 당장 구조를 만들지 않는다면, 한국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빠르게 약화할 것이다. 이제 국제화의 기준은 분명해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외국인 학생을 유치했는가'가 아니라 '그 국제화가 내년에도, 5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가'이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한국 고등교육의 국제화는 비로소 미래를 향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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