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욱 "법적 정의, 과거에 머물러 있어"
영화 정의, '콘텐츠 본질'로 전환 시도
정부 지원사업 대상은 극장용 유지
그동안 넷플릭스나 디즈니+로 직행한 영화들은 법적으로 '온라인 비디오물' 취급을 받았다. 20여 년 전 만들어진 낡은 법 규정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이 오래된 칸막이가 마침내 사라질 전망이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OTT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을 '영화'의 범주에 포함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6일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영화를 규정하는 기준의 대전환이다. 현행법은 영화의 조건을 '영화관 등에서 공중에게 관람시키는 것'으로 한정해왔다. 즉, '어디서 트느냐'가 기준이었다. 개정안은 이를 '무엇을 보여주느냐', 즉 콘텐츠의 성격으로 바꾼다. 유통 방식이 아닌, 영상과 음향이 결합한 콘텐츠로서 '서사적 완결성'을 갖췄는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극장 개봉 없이 OTT로 직행한 작품들이 부산국제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고, 극장용 영화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작품이라도 영화관 상영 가능성을 갖췄다면 영화로 인정하도록 길을 터줬다.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뒀다. 단순히 OTT에 올라왔다고 해서 모든 영상물이 영화가 되는 건 아니다. '공중 관람 목적'과 '영화관 상영 가능성'을 갖춘 작품으로 엄격히 한정했다. 또 영화산업의 근간을 보호하기 위해 영화발전기금 등 정부 지원사업 대상은 여전히 '영화관 상영을 목적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유지했다. 영화의 정의를 넓히되, 산업 지원의 타깃을 명확히 한 셈이다.
정 의원은 "이미 대중은 OTT 공개작을 영화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법적 정의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개정안은 유통 구조의 지각 변동에 맞춰 법체계를 현실화하고, 콘텐츠 산업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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