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인터뷰
"교육경비 80억→170억 2배 증액”
"학생 1인당 지원 서울 1위"
"공교육 정상화를 기초자치단체에서 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반대했어요. 표시도 안 난다고요. 그런데 표시가 나더라고요."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사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추진해온 교육 정책의 성과를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공교육 혁신, 공교육 혁명이 우리 동대문구에서 시작됐다"며 "사교육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동대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의 자신감은 숫자로 증명된다. 동대문구 교육경비보조금은 2022년 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 100억원, 지난해 155억원으로 매년 대폭 늘려온 결과다. 총 교육비는 245억원에 달한다.
이 구청장은 "강남구가 액수로는 190억원 정도로 가장 많지만, 강남은 학교가 111개나 된다"며 "학생 1인당 지원은 우리가 서울시 1등"이라고 말했다. 전임 구청장 시절에는 중랑구에도 밀렸던 동대문구가 3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그는 "동대문구가 교육의 사각지대"라며 "학원을 유치하려고 처음 1년 동안 엄청나게 뛰어다녔는데 수익성이 안 나온다며 안 오더라"고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교육경비 확대였고, 이걸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우리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46개 학교 순회 면담…"현장에서 답 찾았다"
이 구청장은 동대문구 내 46개 학교를 직접 방문해 교장과 선생님,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3년째 계속되는 이 만남에서 '동대문형 공교육 정상화 방안'이 나왔다. 그는 "선생님들 의견을 듣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전략은 학교 특성화다. 이 구청장은 "과학을 잘하는 학교, 국어를 잘하는 학교, 수학을 잘하는 학교 등 학교마다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사 인센티브제도 도입해 좋은 프로그램을 내면 심사를 거쳐 지원한다"고도 했다.
이 구청장은 "학교 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의 시간표"라며 "남학생 3명 중 1명이 타 자치구로 통학한다는 지적은 무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반고 신설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놨다.
이 구청장은 "대광고가 자립형 사립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했고, 휘경여고가 남고로 전환하겠다고 했다"며 "향후 전농중학교를 신축하면서 이음학교(통합학교)로 만드는 방안을 교육청과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휘경공고를 반도체 특성화 학교로 발전시키는 등 미래형 진로 교육도 함께 추진한다.
그는 "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신설만을 유일한 해법으로 삼기엔 현실 제약이 크다"면서도 "동대문구는 재개발로 달라지는 인구·학생 수 데이터를 교육청과 함께 상시 점검하고, 통학권·학군을 정밀 분석해 필요한 시점과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구청·교육청·학교·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려 부지, 증축·전환, 학군 조정 등 실행 가능한 선택지를 로드맵으로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내년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챗GPT 유료버전을 구청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이 잘되면 더 확대하겠다"고 했다.
수인분당선 복선화 3억 용역비 확보…"물꼬 텄다"
교육 문제 해결 의지의 배경에는 이 구청장의 '현장 중심' 행정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6년 숙원이었던 삼천리연탄공장 이전, 제기동 거리가게 정비 등 지역 난제들을 연이어 해결하며 주목받았다.
수인분당선 복선화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용역비 3억원이 확보됐고, 국회에서 1000억원 미만은 예비타당성조사를 안 해도 된다는 게 통과되면 추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수인분당선 복선화 추진을 이끄는 지역 주민들에 대해서도 "역사를 바꾸는 분들"이라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수도권광역철도(GTX)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변전소와 환기구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아파트 18m 떨어진 곳에 변전소를 박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안되는 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워킹시티와 모닝시티…교육 인프라 연결
이 구청장은 청량리역 중심의 워킹시티 조성에도 교육 요소를 녹여낼 계획이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회기동 대학가와 전농동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을 보행축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모닝시티' 개념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구청장은 "10대부터 90대까지를 관통하는 정책을 문화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아침이 좋은 도시, 문화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이 지난해 10월 출간한 에세이집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 최근 6쇄 인쇄에 들어갔다. 그 구청장으로 일하며 가장 마음에 남은 말로 "주민 말 잘 듣는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꼽았다. 그는 "말은 선언이 아니라 약속이고, 약속은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말을 지키는 사람, 주민 말을 잘 듣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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