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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경제·금융 전망 포커스]③위기의 보험산업…본업 꺾이는데 규제는 겹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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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보험손익 30% 급감…5세대 실손·자동차 보험료 인상 노림수
책무구조도 대상 확대…기본자본 킥스 등 규제 강화
요양사업·펫보험 등 신시장 확대 주력…보험사기·해킹 방지책 마련도

편집자주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초저성장에 그쳤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성장률 개선에 나선다. 다만 성장률에 짙은 어둠이 찾아오면 이후 더 밝은 빛을 냈던 과거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의 반등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전 세계 공급망 변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세론의 지속 여부, 고환율과 부동산 문제 등 지켜봐야 할 핵심 변수가 산적해 있다. 은행업은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이 수익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데다 기업 대출 경쟁도 본격화하면서 만만치 않은 한 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 역시 본업 부진과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위협받을 전망이다.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금융당국 정책·감독의 열쇠 말은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금융소비자 보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지속하면서 생산적 금융을 위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산업 및 정책이 올해 '붉은 말'의 기운을 안고 돌파해야 할 주요 과제를 4회에 걸쳐 짚어 본다.

올해 보험산업은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 본업 부진과 규제 강화, 녹록지 않은 투자 환경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위협받을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보험사들은 비용효율화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펫보험·요양사업 등 신시장 개척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소비자 보호 강화와 생산적 금융 참여 등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보험사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을 챗GPT로 표현한 이미지. 챗GPT

보험사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을 챗GPT로 표현한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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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성장세 꺾인 보험산업…5세대 실손·자동차 보험료 인상 카드 반전 이끌까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보험사 53곳의 당기순이익은 11조2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보험 본업만 놓고 보면 수익성 악화가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준으로 보험사 보험손익은 8조587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1% 급감했다.

보험사가 본업에서 고전하는 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주요 보험상품의 손해율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7.9%에 육박했다. 보험료로 100만원을 거둬들여도 148만원을 내줬다는 얘기다. 과거에 팔았던 1세대(113.2%)·2세대(112.6%)·3세대(138.8%) 실손보험 손해율도 모두 100%를 웃돌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실손보험 누적 적자는 10조원을 넘어섰다.


보험사들은 적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실손보험료를 평균 7.8% 올리기로 했다. 손해율이 가장 높은 4세대는 20%, 3세대는 16%, 2세대는 5%, 1세대는 3% 각각 인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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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자동차보험도 올해 1%대 인상이 유력하다.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대형사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 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올해 보험사들의 본업 회복을 위한 히든카드는 5세대 실손보험이 될 전망이다. 5세대 실손은 급여 외래 자기부담률을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하고 비급여를 중증·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차등화하는 상품으로 올해 상반기께 출시된다. 과잉진료를 야기한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시행돼 보험사 입장에서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다. 다만 기존 실손 계약자가 5세대로 갈아탈 유인이 얼마나 제공될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성장률이 2.3%로 전년 대비 5.1%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2024년 보험사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는 수익성 저하가 현실화하는 시기"라며 "중장기적으로 건전성과 수익성 저하는 위험보장 역량과 미래대응 여력을 감소시켜 성장성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녹록지 않은 규제환경…기본자본 킥스·생산적 금융 등 부담

올해는 보험사 규제 환경도 한층 더 까다로워진다. 올해 도입해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1분기께 시행 예정인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규제가 대표적이다. 기본자본 킥스는 보험사가 외부자본 확충 없이 자체 자본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기존 킥스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보험사들은 앞으로는 후순위채권과 같은 보완자본이 아닌 유상증자나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등 기본자본 위주로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


올해 7월부터는 자산총액 5조원 이하 중소 보험사에도 책무구조도가 본격 적용된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 각 임원이 내부통제 의무를 적극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책무구조도를 우선 도입한 대형사들의 경우 내부통제 담당 임원을 선임하거나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인력 확충과 조직개편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이들 보험사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운영실태를 점검해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내부통제를 더 견고하게 운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올해 보험사의 책무구조도 도입·운영 기조도 소비자보호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기조도 보험사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약 115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들도 생산적 금융을 위해 제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1분기부터 보험사의 펀드·인프라 투자 자본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여력 측정 정교화 지원 등 금융시스템 변화를 추진한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포용 금융을 위해 배드뱅크에 4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저출산 지원을 위한 보험료 할인과 납입유예 정책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에도 이런 방식의 투자와 상품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보험사는 생산적 금융 참여를 통해 장기투자자로서의 역할 증대와 수익률 상승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펀드 수익률에 기반한 연금보험 등 보험상품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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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신시장 개척…AI 통한 효율화도 필수

보험사들은 올해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보험가입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비용은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맞아 본격 요양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사업 자회사를 운영하는 보험사들은 최근 자본수혈에 나서며 본격적인 인프라 확충 경쟁을 예고했다. KB라이프는 지난해 6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하나생명은 같은 달 300억원을 투입해 요양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엔 신한라이프가 신한라이프케어에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삼성생명도 같은 달 삼성노블라이프에 31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에서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는데 펫보험 가입률은 아직 2%에도 못 미친다. 손보사들은 그만큼 펫보험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다양한 특약을 개발하고 있다. 펫보험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메리츠화재와 지난해에만 4건의 펫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DB손해보험 간 선두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펫보험 전문 보험사로 출범한 마이브라운도 최근 한국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70억원 규모를 투자받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사들은 비용효율화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 강화와 AI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갈수록 고도화하는 보험사기를 비롯해 개인·신용정보 해킹 등을 막기 위한 추가 투자와 대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미국 정책금리 방향이 여전히 인하 쪽에 맞춰진 상황에서 더 적극적인 자본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킥스에도 악영향"이라며 "M&A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보험 판매의 디지털 전환 등 보험업 효율화 작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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