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업계 "공부 많이 한 것 같다" 반응
전력 수요 급증, 재생에너지만으론 부족
과학적 사실 토론, 견해차 극복할 수 있어
지난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지켜본 원전 업계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공부를 많이 한 느낌이다" "정치보다는 과학을 우선시하겠다니 우선 믿고 기다려보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업무보고 이튿날 원자력학회도 "'원자력 문제를 편 가르지 말고 과학적으로 토론해야 한다'는 발언에 깊은 공감과 환영의 뜻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산업계는 원전이 다시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질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한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대해 국민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짓는 데 15년 걸린다"며 사실과 어긋난 말을 해서 모두를 어리둥절케 했다. '탈원전 시즌 2'가 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날 업무보고는 일단 이같은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 대통령은 원전 건설 기간에 대해 민주당 쪽 인사보다는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찬반 양쪽의 입장을 모두 알고 있었다. 국민들은 대통령 업무보고 생중계를 통해 우라늄235, 우라늄238, 플루토늄과 같은 전문적인 말이 오가는 것을 보고 들었다.
새 정부는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정책 기조로 삼고 있다. 매우 의욕적인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시했고 2040년 석탄발전소 폐쇄를 전 세계에 약속했다. 2030년까지 100GW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세웠다.
우리나라처럼 제조업이 근간인 국가에선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기가 필수다. 인공지능(AI)의 확대에 따라 전기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건과 수준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수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탄소중립과 산업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당분간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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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원전을 새로 짓는 데는 일부 환경론자의 반대를 극복하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말한 대로 정치가 아닌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진지하게 토론한다면 견해의 차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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