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중대 유출사고에 최대 10% 징벌적 과징금 도입"(종합)
李대통령 "개인정보 유출 제재 강화…회사 망한다는 생각 들게 해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중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최대 10%의 징벌적 과징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유출한 기업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3년 만에 20배 증가했다. 기존 제도화 방식으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 신뢰 기반의 AI 융합사회 촉진'을 구현하기 위한 주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업무보고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4개 부처 합동으로 진행됐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발표에서 사후제재 중심이던 개인정보 수집 규제에서 벗어나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이동통신사들과 쿠팡 등 기업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라서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신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개인정보 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방향인 점도 고려됐다.
개인정보위는 ▲실효적 제재와 보호투자 촉진 ▲공공·민간의 선제적 예방·점검 ▲신뢰 기반의 AI 사회 구축 ▲국민 생활 속 프라이버시 보호 ▲글로벌 데이터 신뢰 네트워크 구축 등의 5대 추진 방향을 수립했다.
우선 반복·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 특례를 신설한다. 송 위원장은 "중대 반복 사고에 대해서는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단체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 피해 규모 등 특정 요건에 해당할 경우 과징금 상한을 기존 매출액의 3%에서 최대 10%까지 상향한다. 다만 중소기업 등의 과도한 부담을 고려해 기존 과징금 상한인 매출액 3%는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를 입은 국민이 금전적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법상 단체소송 요건에 '손해배상'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 제51조에 단체소송 규정이 있지만,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한 금지 청구만 가능하고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분쟁조정 신청과 연계해 소비자 단체 등 공익단체가 대표로 소송을 수행하게 되면 일반 국민의 소송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 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에는 예비심사를 도입하고 현장 기술심사도 강화한다. 인증을 취득한 기업이 중대·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면 원칙적으로 인증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과징금 필수 감경과 같은 인센티브도 제도화한다. 기업 규모와 리스크에 비례하는 책임을 강화하고 개인정보 분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최종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로서 관리의무를 법제화하고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 신고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가명정보의 활용도 적극 지원한다.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가명처리 역량이 미흡한 공공기관에 '가명처리 원스톱 지원체계'를 운영해 이를 지원한다.
일상 속 개인정보 보호 체계도 강화한다. 주요 시설 내 보안 인증을 받은 IP 카메라 사용을 의무화하고 영상관제시설의 안전성 강화 등의 근거 법률을 제정한다. 로봇청소기나 키오스크 등 생활밀착형 스마트기기를 중심으로 PbD(개인정보 보호 요소를 고려해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는 개념) 인증제를 확산한다.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민감도가 높은 대규모 개인정보 국외이전 시 기업 등이 위험성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국외이전 영향 평가제'를, 기업 인수합병 시에는 '국외이전 사전심사제'를 도입한다.
이 대통령 "개인정보 유출 피해 시 회사 망한다는 생각 들도록 제재 필요"
이어진 토의에서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해 물었고, 송 위원장은 "시행령상 직전 3개년 매출액의 평균 3%"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시행령을 최근 3년 중에서 제일 (매출이) 높은 연도에 3%로 하자"고 지시했고, 송 위원장은 "곧바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과징금 등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노력과 비용을 충분히 들여야 하는데 그런 노력들이 잘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전·하닉 어쩌지?" 터보퀀트보다 더 '큰 게' 온...
송 위원장은 "최근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그간의 사후 제재 중심 제도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 확실한 변화를 이끌고 국민이 안심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 융합사회를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