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이것' 검색했다가 끌려가…러 청년 처벌받은 '이 법'
러시아, 극단주의적 자료 인터넷 검색 시 벌금
20살 청년 친우크라이나 단체 검색 후 잡혀가
"버스에 FSB 요원 동승, 내리자마자 체포"
러시아의 한 청년이 친우크라이나 단체를 인터넷에 검색했다가 벌금을 물게 됐다. 연합뉴스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을 인용해 "러시아 스베르들롭스크주 카멘스크우랄스키에 있는 크라스노고르스키 지방법원은 이날 세르게이 글루히흐(20)에 대해 극단주의 자료를 검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고 벌금 3000루블(약 5만 6000원)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서명하고 9월 발효된 개정 행정위반처벌법에 따라 처벌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법은 정부에서 극단주의적이라고 판단한 자료를 고의로 인터넷에 검색하면 5000루블(약 9만 3600원) 미만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접근을 차단한 금지된 웹사이트를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해 접속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에 러시아 정부가 이용자를 감시하고 법 집행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벌금을 받은 글루히흐의 변호인에 따르면 글루히흐는 지난 9월 24일 아침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를 기다리던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경찰서로 끌려갔다. 러시아 매체 데일리 스톰은 "법정에 출석한 경찰관에 따르면 글루히흐가 탔던 버스에 연방보안국(FSB) 요원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글루히흐는 당시 '아조우 여단'과 '러시아의용군단'(RVC) 등 친우크라이나 준군사조직을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루히흐의 변호인은 그가 "우연히 금지된 단체에 대한 기사를 접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정부가 자국민과 외국인 간의 접촉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단속해 기소하는 '냉전식 탄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9월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자국민과 서방 국민 간의 접촉을 단속해왔고, 이에 따라 최소 100명이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외국 국가 및 국제 조직과의 '비밀 협력 처벌법'을 도입했다. 이 법에 따르면 러시아의 안보에 명백히 반하는 활동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외국 국가나 국제 조직과 협력할 경우 최대 8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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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 조항이 모호해 정부가 자의적으로 시민들을 기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인권단체 '페르비 오트델'의 예브게니 스미르노프 변호사는 "일상적 접촉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외국인과의 어떤 소통이라도 개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FSB 정보원들과 수사관들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재량으로 결정한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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