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4분기 평균 1450원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고점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도 '수출형 기업'과 '내수형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는 원료의약품·임상비·글로벌 허가 비용을 달러로 지출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커지지만, 달러로 실적을 올리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글로벌 직판 구조를 갖춘 바이오기업들은 4분기 실적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월1일~12월10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0.5원으로 지난해 전체 평균 1366.58원보다 6.1% 높았다. 이런 고환율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출 중심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달러 기반의 수주 계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고환율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분류된다. 3분기 기준 최소구매물량 기반 수주잔고가 102억달러(약 14조9593억원)를 웃도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분기에는 5공장 램프업(가동률 증대)과 기존 1~4공장 가동률 안정화에 더해 환율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4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는 매출 1조1900억원, 영업이익 5280억원 수준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와의 인적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4공장 풀가동과 환율 효과 덕분에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며 "4분기에도 환율 효과가 추가 실적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그룹도 글로벌 직접 판매 비중이 확대되며 환율 효과를 가장 안정적으로 흡수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은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301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램시마SC·유플라이마·베그젤마 등 고마진 제품 판매 호조와 환율 강세가 맞물려 매출 1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수준이 전망된다. 합병 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과거 고환율 시기에도 수백억~수천억 원대 환차익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 4분기에도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환산이익이 영업외수익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가 달러 매출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어 고환율의 혜택을 받는 기업이다. 증권가는 SK바이오팜의 4분기 매출을 2018억원, 영업이익을 562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바이오 원료의약품 CDMO를 주력으로 하는 에스티팜은 4분기 고환율 효과가 가장 크게 반영될 기업으로 꼽힌다. 올리고핵산(RNA) CDMO 중심의 수출형 사업 구조 덕분에 매출 상당 부분이 달러로 발생하며, 실제로 3분기 CDMO 매출은 전년 대비 92.9% 성장한 68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은 내수형 제약사는 고환율이 곧바로 원가율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30%대에 머무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중국·인도에서 들여오는 원료 가격이 달러 강세를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제네릭 중심 회사들은 특히 인건비·물류비·임상비까지 복합적으로 상승해 4분기 원가율 부담이 전년보다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고환율 레버리지를 실적에 반영할 수 있는 수출형 기업과 내수형 기업의 실적 차이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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