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첫 번째는 '인식 전환'"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폐업·고용난 부추길 것"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에게 지난 1년은 유난히 숨 가쁜 시간이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바짝 얼어붙은 가운데 새해를 맞이했고, '자영업 폐업 100만 시대'라는 그림자 속에서 소상공인들의 경영 사정을 둘러싼 각종 지표는 악화일로였다.


지난 7월 대전 타운홀미팅에서 송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한 '성실 상환자 인센티브 활성화 방안'이 시행되고 업계가 고대하던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전담 차관이 신설되는 등 특기할 일도 있었다.

그러나 구조화·고착화해버린 불황의 터널 속에서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는 수많은 소상공인의 현실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송 회장은 강조했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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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불경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과거와는 양상이 전혀 다른 것 같다. 예전에는 외환위기·금융위기 같은 뚜렷한 계기가 있었고, 이 문제가 풀리면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희망이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흘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명확하게 계기를 특정하기가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는 오래됐고 계엄 사태가 수습돼 새 정부도 출범했다.

그런데도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총체적으로 얽혀있다. 유통 환경의 변화로 경기가 살아나도 그 몫이 소상공인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고, 사업주와 근로자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온기로 풀 수 있는 가능성도 거의 사라졌다. 원인이 복합적이다 보니 해결책을 찾기도 어렵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소상공인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인구감소, 경영 환경의 변화로 '소상공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여전히 '에이, 안 풀리면 장사나 하지'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40년 동안 장사를 해봤지만, 장사만큼 힘들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게 없다. 소상공인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창업 단계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실패율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직무 훈련·면접 교육 등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 재취업을 돕는 방안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도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일부 업종의 경우 60~70대가 전체 80%에 이를 정도로 소상공인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학습하기가 쉽지 않은 나이다.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에서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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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다양한 방식의 노동 친화 정책이 추진되거나 시행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규제 확대로 인한 우려가 가장 크다. 특히 근로기준법 일률 적용이 현실화한다면 소상공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 유급 휴가 의무화·부당 해고 구제 신청 적용 등과 같은 추가적인 비용과 행정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조처는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소상공인들을 향한 폐업 선고와 같다. 이렇게 되면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도 피해를 입는다.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이 속도를 내지 않는 가운데 '배달 수수료 상한제' 별도 입법이 처음으로 논의됐다. 배달 플랫폼과의 상생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단순한 수수료 상한제 도입보다는 공공 배달 플랫폼을 활성화해 플랫폼 업계의 시장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수수료와 광고비 부과의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소상공인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시스템을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 개방 의무를 부여해 플랫폼 종속성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와 아쉬운 부분을 각각 꼽아달라.


▲당장 폐업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우는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들을 성과로 꼽고 싶다. 성실 상환자 10조원 특별자금 공급을 비롯해 대출 원금 장기분할 상환 프로젝트 도입, 새출발기금 대상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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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취임 당시 언급했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 연구소'를 설립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소상공인연합회 구성원이 30명이 채 안 되는데 이들이 관련 자료 조사, 데이터 수집, 수요 조사까지 수행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790만명 소상공인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전담 인력을 확보해 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해법을 찾는 일은 꼭 필요하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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