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첫 주자부터 여야 극한 충돌
"의제 관련 없는 발언"…우원식 발언 제한
우원식 "野 너무 과해"…野 "깊은 유감"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 불발로 국민의힘이 9일 본회의에서 나경원 의원을 시작으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이라며 마이크를 끄면서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끄자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로 나와 항의하고 있다. 2025.12.9 김현민 기자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던 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끄자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로 나와 항의하고 있다. 2025.12.9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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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62개 안건을 상정했다. 먼저 상정된 한국장학재단채권·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대한 국가보증동의안은 여야가 함께 가결했지만 이후 상정된 가맹사업법 개정안부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첫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나 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우원식 의장은 "인사 안 합니까"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이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다"며 인사 없이 발언을 시작하자 우 의장은 "인사를 안 하는 건 자유인데 안 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은 가맹사업법에 관해서는 찬성의 입장을 말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이렇게 무도하게 의회를 깔고 앉아서 8대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8대 악법을 철회하라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 필리버스터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사업자에 대한 가맹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4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뒤 3일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 관련 내용이 아닌 패스트트랙 제도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은 여러 차례 "잠깐 중단하라. 의제와 관련된 발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도 나 의원이 발언을 계속하자 우 의장은 "국회법상 의제와 관련이 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나 의원의 마이크 전원을 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의장석으로 달려가 거세게 항의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소동이 일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을 향해 "이게 바로 독재다" "제2의 추미애냐"라고 소리쳤다.


우 의장은 가맹사업법 개정안 관련 발언을 한다는 약속을 받고 마이크를 다시 켰지만 나 의원은 "의장께서 마이크를 넣어주셔서 감사는 합니다만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국회법 60조를 의장 개인적으로 권한을 넘어선 요구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가맹사업법은 일반적으로 정무위, 법사위 토론을 거쳐서 온 것이 아니라 패스트트랙을 통해 와서 제대로 된 토론이 안 됐다"고 했다.


우 의장이 다시 마이크를 끄자 나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발언을 한동안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무선 마이크를 들고 와 발언하려 하자 우 의장은 "어떻게 본회의장에 무선 마이크까지 갖고 들어올 수 있나.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나"라고 지적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2025.12.9 김현민 기자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2025.12.9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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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본회의장 앞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처음으로 의장이 의원의 발언을 방해하고 마이크를 꺼버리는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의장의 독단적인 본회의 진행이자 폭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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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수석대변인은 "22대 국회에서도 무제한 토론에 나선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 의제와의 관련성을 이유로 마이크를 꺼버리거나 발언을 제지하는 사례는 없었다"며 "국회의장의 독단적 법 해석에 의해,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회의를 진행하는 의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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