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Expo Seoul 2025' 성료
'7조 시장, 70조 산업'으로 확대 모색
10대 로펌·21개 리걸테크 기업 참여
화려한 강사진 강연·커리어 코칭 이어져
큐레이션 투어 등 로펌·기술 홍보전
AI시대 법률가 활동 영역 확대에 주목
국내 법률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법률 특화 B2B(기업 간 거래) 전문 박람회가 열렸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법률 박람회인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aw Expo Seoul 2025. LES 2025)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법률신문이 'Beyond Market Toward Industry'를 주제로 인하우스카운슬포럼(IHCF), 메쎄이상과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 10대 로펌과 대표적인 리걸테크 기업들은 물론, 법률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개막식에서 이수형 법률신문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화려한 라인업의 강사진과 패널들이 진행한 강연과 포럼에서는 7조원 규모의 국내 법률 시장을 70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혁신과 성장 전략이 모색됐고, 청년 변호사나 예비 법조인을 위한 커리어코칭과 일반 시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도 진행됐다.
이수형 대표 "K-Law 70조 산업화 가능해"
3일 열린 개막식에는 노태악 대법관,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장,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이원형 서울가정법원장, 지성수 헌법재판연구원장, 박수완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목영준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후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등 법조계 저명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수형 법률신문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7조 시장에서 70조 산업으로'라는 슬로건을 보고 많은 분들이 '그게 가능하냐'는 말을 한다"며 "인구 5000만명의 국내 시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글로벌 인구 50억명을 염두에 두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의 지배, 룰 오브 로(Rule of Law)의 시대를 넘어서 룰 오브 코드(Rule of Code),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LES 행사도 CES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 함께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통해 "저도 법률가의 한 사람으로서 법률신문의 오랜 독자"라며 "법률신문 창간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아시아 최초의 법률 산업 박람회인 LES 2025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개막식에서 이수형 법률신문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노태악 대법관은 축사에서 "이번 박람회의 주제인 'Beyond Market Toward Industry'는 시의적절하고도 담대한 주제"라며 "아직도 전통적 아날로그 상황에 머물러 있는 법률 시장을 70조원 규모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는 새로운 디지털 붐이 개막되는 시대에 법조에 절실한 과제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LES 2025가 대한민국 법률 산업의 심층을 이끄는 용광로가 되고, K-Law가 다른 여러 산업과 발맞춰 세계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로펌·리걸테크부터…인테리어·피트니스 업체까지
이번 박람회에는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광장·태평양·율촌·세종·화우·YK·지평·바른·대륙아주 등 10대 로펌과 로앤컴퍼니, 로앤굿, 렉시스넥시스 등 21개 리걸테크 기업, 15개의 서치펌 및 브랜딩 회사, 신한은행, IHCF 등 50여곳이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각 로펌들은 회사나 법인 내 여러 센터·전담팀을 소개하는 안내책자(brochure)를 비치하고, 3~5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부스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다른 로펌과의 차별화된 강점을 설명했다.
여러 리걸테크 기업들의 홍보전도 치열했다. 각 부스에서는 슈퍼로이어(로앤컴퍼니), Lexis+ AI(렉시스넥시스), 엘박스 AI(엘박스), 앨리비(BHSN), 네플라 위키(네플라), 딥러닝 소프트웨어(스칼라웍스), 법률 문서 분석 서비스 AiLex(에이투디투), 법률번역 AI 오트란(에이아이링고), 법률 문서 비교·편집 솔루션 부스트드래프트(부스트드래프트) 등 각사의 최신 법률 AI 서비스 프로그램의 시연을 지켜보며 관람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이틀째인 4일 오후 진행된 큐레이션 투어에서 관람객들이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 전시홀의 각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행사 관계자의 인솔에 따라 각 부스를 차례로 방문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큐레이션 투어도 진행됐다. 로펌과 법률 관련 기술 기업 등의 서비스를 살필 수 있는 'Law & Tech' 코스와 로펌을 운영하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DX & Marketing' 코스로 나뉘어 운영됐다.
이 밖에도 법무법인·변호사 세무기장 및 절세 컨설팅 전문 트러스트 세무회계, 로펌 광고 등 법률마케팅 회사인 로팅, 로펌 개업 전문 에이전시 클림, 법률서적으로 유명한 박영사, 인테리어 및 브랜딩 전문 피엘와이 프로젝트, 친환경 가구 브랜드 페르몹, AI 기반 맞춤형 영양관리 헬스케어 업체 알고케어, 럭셔리 피트니스와 스파, 수영 등을 제공하는 웰니스 클럽 하이디하우스 등 법률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라인업의 강연·포럼…대세는 'AI'
행사 기간 사흘 동안 전시홀에 마련된 2개의 세미나실에서는 로펌 성장 사례부터 리걸테크, 정책 트랜드까지 법률 산업 전반의 흐름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저명인사들의 강연과 포럼이 진행됐다.
먼저 제1세미나실에서는 'Shaping the Legal Future'를 대주제로 세계적인 로펌 스캐든 압스(Skadden Arps)의 랜스 A. 에체베리(Lance A. Etcheverry) 파트너 변호사,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장, 한문철 스스로닷컴 대표변호사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제2세미나실에서는 'Growing Together'라는 타이틀로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진희 트러스트 세무회계 대표 등이 강연했다.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에서 포럼 참석자들이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개막일 기조연설에 나선 에체베리 변호사는 글로벌 빅펌 스캐든 압스의 성장스토리를 전하며 ▲회사의 문화 ▲챔피언처럼 변호하기(법률서비스의 품질) ▲고객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들기 ▲신중한 장기적인 전략 실행 ▲핵심 멤버 '조 플롬' 등 5가지 기둥(pillar)을 제시했다.
'YK, 법률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는 주제로 강연한 조인선 변호사는 2022년 매출 15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180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7대 로펌에 오른 YK의 성장 과정을 생동감 있게 설명했고, 신현윤 원장은 '소송에서 중재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홍콩, 싱가포르, 런던의 사례를 들며 "중재는 더 이상 분쟁 해결 방식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자신이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과 30년 동안 한 우물을 판 과정을 소개했다. 18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 이후 유튜브 수익이 줄었지만 영상 업로드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축적된 데이터의 가치 때문"이라며 "사전 동의를 받아 사용에 문제가 없는 블랙박스 영상만 11만건을 보유하고 있고, 지금도 하루 80건씩 사고 영상이 들어온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진행된 여러 강연이나 포럼에서 가장 관심을 끈 주제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법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K텔레콤 CEO가 된 정재헌 대표는 "AI 발달로 법률서비스 공급이 늘어나면 그동안 법률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했던 이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AI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법률가들이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이틀째인 4일 오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AI 3대 강국’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AI 3대 강국'을 주제로 강연한 박영선 전 장관은 자동차 산업을 먼저 시작하고도 기존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붉은 깃발법'을 만들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에 뺏긴 영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AI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세상이 이미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정재성 부대표는 강연 시작과 마무리에 '인간은 AI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 인간은 말과 경주하지 않는다. 말의 등에 올라타 이용하는 존재로서 인마일체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사람이 말의 등에 올라타 능력을 확장하듯, 인간은 AI를 활용해 자신의 고유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선 변호사는 YK가 자체 개발한 AI 변호사 실무지원 시스템 'YKOS'를 소개하며 AI 사용 과정에서의 오류 방지를 위한 내부 검증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채용 상담·멘토링 런치…반응 뜨거워
변호사들이 1대 1 커리어 코칭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선배 변호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변호사 채용박람회'에서는 현직 변호사들이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를 비롯한 7개 서치펌을 통해 글로벌 대기업, 제약·바이오 등 25개 이상 기업의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직접 채용 상담을 받았다. '커리어 성장과 확장 로드맵' 콘퍼런스에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법조인 10명이 자신의 커리어 설계 경험담을 토대로 참가자들과 인사이트를 나눴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멘토링 런치' 프로그램 신청자들이 선배 변호사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백성현 법률신문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워런 버핏과의 점심을 벤치마킹한 '멘토링 런치'에서는 비법조인인 로스쿨생, 사내 법무팀 과장, 사내변호사 등 100여명의 신청자들이 대형 로펌 시니어 변호사와 글로벌 기업 사내 변호사 등 성공한 선배 법조인들과 식사를 하며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다. 한 참가자는 "단순히 어떤 로펌들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국회·비영리단체 등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멘토들과 이야기하며 시야가 트였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일반 시민을 위한 1대 1 법률상담과 함께 소송금융 전문 기업 로앤굿의 소송 비용 지원 이벤트도 진행됐다.
LES 2025 관계자는 "LES 2025는 법률 산업 종사자에게는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기회를, 일반 시민에게는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법률 산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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