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특례시가 내년 동요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을 맞이해 기념사업비를 예산안에 편성하자 이 곡을 지은 이원수 아동문학가에 대한 지역 시민사회 단체 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민족 친일 작가 이원수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 시민대책위원회'가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친일작가 이원수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 반대 시민대책위원회'가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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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원수 작품을 보면 일제에 강요되거나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작품들이 아니라 매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친일매국 작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원병을 보내며'라는 동시에는 '굳센 일본의 군인이 되겠습니다'라고 돼 있고 '낙화산', '보리밭에서' 등도 이와 유사하다"라며 "이원수는 해방 후 자신의 이런 행위에 대해 한 번도 반성하거나 민족 앞에 사죄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지폐를 앞뒷면 두 장으로 나눠 쓸 수 없듯이 작품과 작가는 떼려야 뗄 수 없다"라며 "기념사업을 즉각 취소하고 시의회는 관련 예산을 전면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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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8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동요인 고향의 봄은 비민주적인 행태의 정치나 이념의 잣대로 훼손될 수 없는 소중한 정신문화 자산임을 확신한다"라며 "창작 배경지에 사는 창원 의창지역 주민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또 "민의를 반영한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을, 왜 이념으로 무장한 일부 시민단체의 허락을 구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을 부정하는 건 의창 주민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만 "우리는 고향의 봄 작가의 친일 행위를 미화하거나 선양할 의도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이 사업은 국내외 동포가 사랑하는 소중한 문화자산을 활용해 창원시의 문화도시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며 "창원시는 시민 염원을 담은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 기념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내년 창작 100주년을 맞는 '고향의 봄'은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낸 경남 창원을 그리워하며 쓴 작품으로 일제강점기인 1926년 4월 잡지 '어린이'에 시 문학 문예 공모전 당선작으로 실렸다. 이후 작곡가 홍난파가 곡조를 붙여 오늘날의 동요로 부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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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창원시는 내년 예산안에 '고향의 봄 창작 100주년'을 맞아 기념선포식, 공모전 및 특별기획전, 온라인 합창제 등 신규사업 1억 4900만원을 비롯해 총 8억 7200만원가량의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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