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3건…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다
자산 1조 미만 지방 매물 ‘라온’ 거래 긍정적
부실 PF 정상화 펀드 올해 2.5조원 처리
중앙회 부실채권 자회사 가세 시 정리 속도↑
올해 들어 저축은행 업계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이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이 이어지고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A는 변수 요인이 많아 단정하긴 어렵지만, 당국이 피인수 저축은행 대상을 넓힌 만큼 투자 심리 개선 효과가 확실하다는 평가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부실 PF 정리 작업도 속도가 붙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M&A 규제 완화…"4년 만에 가시적 성과, 지방 딜도 의미 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8월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무산 직후에도 "M&A 거래가 제도 때문에 얼어붙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약 3000억원 규모(당시 기준 역대 4위)의 대형 딜이 무산됐음에도, M&A 관련 규제 완화 폭이 컸던 만큼 후속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OK딜 무산 3개월 만에 KBI그룹이 약 1000억원 규모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업계의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애큐온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이 유력 매물로 거론된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과 함께 묶일 경우 1조~1조4000억원대 매각도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지난 3월 금융위원회의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 정책 발표가 올해 3건의 M&A 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정책은 피인수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한 게 특징이다. 금융위는 M&A 대상에 포함되는 그레이존(부실 징후) 편입 기준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9% 미만에서 11% 미만(자산 1조원 이상은 12% 미만)으로 완화했다. 또한 M&A 허용 대상인 부실 저축은행 기준을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로 확대했다.
올해 저축은행 M&A 거래는 2012년 저축은행 대규모 불법·부실 사태(저축은행 사태) 이후 가장 활발한 수준이다. 2012년 이후 발생한 M&A 9건 중 3건(33.3%)이 올해 성사됐다. 특히 업계는 KBI그룹 계열사 KBI국인산업이 약 60억원을 들여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례에 주목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데다 비수도권·자산 1조 미만 저축은행으로, 저축은행 사태 이후 비수도권 저축은행이 매각된 사례는 처음이다. 업계가 "금융위 완화 조치는 사실상 비수도권·1조 미만 저축은행 거래 활성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해온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규모, 건수, 피인수 저축은행의 자산 및 지역 분포 등을 종합하면 올해 M&A 성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대형 매물을 포함해 여러 저축은행의 크고 작은 딜이 내년에 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 지표 좋아져…NPL 처리회사 성과 늘듯
금융위 정책은 업계의 부실 부동산 PF 처리 속도를 높여 건전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올해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부실 PF 정리 효과에 힘입어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속도는 예년 대비 빠르진 않지만, 내년에는 저축은행중앙회 부실채권(NPL) 전문 자회사 'SB NPL 대부'가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만큼 처리 속도가 더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연초 대비 약 2%포인트 하락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여신 건전성 분류(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중 고정 이하 비중을 뜻하며, 낮을수록 건전성이 우수하다. 연체율은 물론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와 직결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말 10.59%에서 3분기 말 8.79%로 1.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9%에서 6.1%로 2.9%포인트 떨어졌다. 수익성도 지난해 말 적자에서 올해 초 흑자 전환한 뒤 3개 분기 연속 개선되며, 1분기 말 440억원에서 3분기 말 4221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주도한 1~6차 부실 PF 정상화 공동펀드를 통해 올해만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부실 PF가 처리됐다. SB NPL 대부는 자산관리회사(AMC)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금융위도 관련 법령 개정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AMC로 전환되면 기존 장부가 기준 최대 1000억원까지 가능했던 부실채권 매입 한도가 사실상 사라져, 무제한에 가까운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해진다. 자본금 대비 10배 매입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저축은행 부실채권 추심 위탁 업무 권한도 확보해 수수료 수익이 늘고, 처리 역량도 강화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경기 부진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부실채권 전문 자회사 출범과 정상화 공동펀드 조성 등이 맞물리며 PF 부실 정리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내년에도 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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