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제작의 역설 "1분 생성, 일주일 제어"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 팀장
빠른 생성, 느린 통제 우여곡절 공개
"CJ ENM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AI가 1분 만에 샷을 뽑아내지만, 원하는 머리 스타일·의상·동선까지 모두 제어하려면 일주일이 걸린다."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 팀장이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끝난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5'에서 한 말이다. AI 영화 '엠 호텔',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골든 에그' 등을 제작한 그는 "이제는 책상에 앉아 영화를 통째로 만드는 시대"라면서도 "투자와 편성이 걸린 상품을 '어떻게 나올지 몰라요'라는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이 제시한 해법은 기존 VFX·3D 파이프라인 위에 AI를 더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3D 모델링으로 인물·배경·소품을 설계한 뒤, 그 위에 AI 렌더를 입히는 구조다. 그는 "캐릭터와 배경의 일관성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캣 비기 제작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도 공개했다. "정면에서 가만히 서 있는 인물을 원했는데, AI는 계속 그 인물을 걸어오게 만들었다"며 "발의 간격과 자세를 보고 '걷는 동작'이 자연스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AI 영상 생성기는 사람보다 장면의 미세한 단서를 더 집요하게 포착한다. 책을 든 인물에는 별도 지시가 없어도 '독서 동작'을 자연스럽게 부여한다. 정 팀장은 "사람 눈에는 별것 아닌 디테일이, AI에는 '상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 영상 제작에서는 편집과 생성이 처음부터 동시에 진행된다. 과거에는 촬영을 모두 마친 뒤 편집에 들어갔다면, 지금은 비디오 생성과 편집을 함께 돌리며 예상보다 잘 나온 컷에 맞춰 콘티와 편집을 통째로 고치는 일이 반복된다.
정 팀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 중인 웨스트월드와의 협업 사례도 소개했다. 검은 배경에 세운 3D 캐릭터 모델에 AI 이미지를 씌워 기본 형태를 잡고, 기존 VFX 툴로 세트와 카메라 앵글을 설계한 뒤 텍스처와 분위기를 AI로 보완하는 작업이다.
그는 "과거에는 렌더링 하나에 막대한 시간과 인력이 들었지만, AI 렌더 도입으로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면서도 "그렇다고 현장 스태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촬영감독과 미술감독의 눈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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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I 제작에 정답은 없고, 지금의 방식은 CJ ENM의 조직·예산·책임 구조에 맞춘 해법일 뿐"이라며 "AI만으로 풀리지 않을 때는 3D와 기존 그래픽스 툴과의 협업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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