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하원의원 100명 공동발의
공화당 지도부에 반기
상원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

공화당 칩 로이(텍사스) 의원(가운데)과 민주당 세스 매거지너(로드아일랜드) 의원이 지난 9월3일(현지시간) '의회 신뢰 회복법(Restore Trust in Congress Act)'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미 현역 의원들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칩 로이 의원실

공화당 칩 로이(텍사스) 의원(가운데)과 민주당 세스 매거지너(로드아일랜드) 의원이 지난 9월3일(현지시간) '의회 신뢰 회복법(Restore Trust in Congress Act)'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미 현역 의원들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칩 로이 의원실

AD
원본보기 아이콘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미국 현역 의원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미공개정보를 개인 주식거래에 활용하는 등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려면 의원들의 주식 거래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초당적 법안…100명 넘는 의원 공동발의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에서 의원들의 개별 주식 거래를 전면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칩 로이(텍사스) 의원과 민주당 세스 매거지너(로드아일랜드) 의원이 지난 9월 대표 발의한 '의회 신뢰 회복법(Restore Trust in Congress Act)'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 의원들의 개별 기업 주식 매매를 금지하고, 이들과 의원의 가족들이 현재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동 발의자로는 양당 의원 100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법안 발의 이후 한동안 부진했던 입법 논의에 불을 붙인 건 공화당 안나 폴리나 루나(플로리다) 하원의원이다. 그는 지난 2일 '의원 주식거래 금지법'을 표결에 부치기 위한 '심사 배제 청원'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심사 배제 청원이 하원 의원 과반(218명)의 동의를 얻어 통과되면 상임위 심사 없이 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이는 공화당을 이끄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의원들은 존슨 의장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넘길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하원은 지난달에도 심사 배제 청원 절차를 거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 사건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책 논의 직후 '화이자' 매수"

미국에서는 기업이나 정부의 내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주식 거래에 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민주당 마이크 레빈(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날 CNBC CFO 카운슬 서밋에서 의회 의원들의 주식 보유 관행이 "터무니없다(out­rageous)"고 비판하며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레빈 의원은 현직 의원들이 비공개 정보 활용을 통해 주식 거래를 하는 사례를 직접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초 의회가 코로나19의 파급 효과를 논의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나는 아내에게 코스트코에 가서 손 소독제와 소독 티슈를 사오라고 했다. 하지만 어떤 의원들은 주식 브로커에게 전화를 걸어 크루즈 회사 주식을 공매도하거나 화이자를 사라고 했다. 이는 잘못된 것이고, 근본적으로 틀렸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세계 최대 제약사 중 한 곳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회사다.


2012년 의원들의 내부 정보 이용을 금지하고 거래 내역 공개 의무를 강화한 '의회 내부정보 이용 금지법(STOCK Act)'이 시행됐으나, 로이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113명의 의원이 총 9261건의 주식 거래로 약 7억600만주를 사고팔았다.


레빈 의원은 의회 내부정보 이용 금지법을 두고서는 "너무 약하고 비효과적"이라며 "구매·매도 시각이 명시되지 않고, 금액도 범위만 표시돼 누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 7월에도 유사한 법안이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이를 지지한 공화당 인사는 조시 홀리(미주리) 의원 1명뿐이었다.

AD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로이 의원과 매거지너 의원은 성명에서 "지도부가 의회 주식 거래에 대한 강력한 금지 조치를 신속히 내놓지 않는다면 의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