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내란전담재판부 우려 표명
"사법부 독립 제한 여지 많아 중대하게 생각"
"재판 장기간 지연될 것…국민 염원에 역행"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천 처장은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87년 헌법 아래서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이 제한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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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헌법재판소장·법무부 장관·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가 각각 3명씩을 추천해 '내란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대법원장에게 2배수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도 결국 법안에 대해서 위헌심판을 맡게 될 것인데,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시합 룰, 재판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된다"며 "이 경우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법무부 장관이 재판부 추천위에 참여하는 데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과 행정권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데, 검찰권의 과잉 행사로 인한 오랜 질곡의 역사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도 그 연장선에서 검찰 책임자가 대통령이 됐다가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직전의 역사가 있는데 법무부, 즉 수사권과 행정권을 대변하는 기관이 사법권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은 굉장한 사법권 제한 내지 침해라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라서 그 부분은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내란전담재판부 도입 시 재판이 장기간 지연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천 처장은 "(내란 사건) 담당 재판부가 내년 1월 또는 2월까지 반드시 사건을 종결, 선고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부분에는 사법부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내란특별재판부법을 통과시켜서 재판이 위헌성으로 중지돼버리면 장기간 재판이 중단될 텐데, 국민들의 염원에 역행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6차 전체회의에서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을 전담 처리하는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6차 전체회의에서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을 전담 처리하는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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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사위는 여당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및 법 왜곡죄 등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면서 안건조정위 구성까지 신청했으나 범여권에 밀렸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 침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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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법원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사법부가 내란 세력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있다"며 "국회는 더 이상 이를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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