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리:본'
보존과학자의 선택과 고민 공개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태조 어진 디지털 복원본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태조 어진 디지털 복원본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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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의 얼굴 절반이 사라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태조 어진이다. 과거 화재로 절반 정도가 소실됐다. 옛 문헌에는 태조 초상이 스물여섯 점 제작됐다고 전하지만, 전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전주 경기전과 고궁박물관 소장본만 남았다.


고궁박물관은 2013년 1910년대 촬영한 유리건판 사진과 전주 경기전 소장본을 토대로 어진을 디지털 복원했다. 붉은 곤룡포를 입고 어좌에 앉은 태조의 얼굴을 되살렸다.

이 작업을 포함해 20년간 보존과학자들이 어떻게 작업했는지 보여주는 전시가 내년 2월 1일까지 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보존과학을 단순한 복원 기술이 아닌, 유산의 생명을 연장하고 그 가치를 미래로 잇는 과정으로 조명하는 '리:본,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이다.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보존처리 진행 중인 옥주렴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보존처리 진행 중인 옥주렴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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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이 보존 처리 중인 유물을 실제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대한제국 시기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발 형태의 '옥 주렴'이 대표적 예다. 끈 일흔여덟 개에 청색·투명색 유리구슬 약 2만1000개가 달렸는데, 곳곳이 비어 있다. '성수' 문양은 41%만, '만세' 문양은 64%만 남았다.

전시실에는 질문이 붙어 있다. "기존 끈을 최대한 재활용할까, 아예 교체할까." 보존과학자들이 작업할 때 겪는 고민이다.


어보(御寶) 약 서른 점도 눈길을 끈다. 국가유산청은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 어보'를 두고 1471년 제작품이라 발표했다가 1924년 재제작품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고궁박물관은 이후 약 3년간 각종 어보를 조사·분석해 다양한 연구 성과를 냈다. 특히 조선 왕실의 어보를 담아 이동하던 가죽 가방 호갑은 이탈리아까지 가서 처리 및 분석 방법을 배워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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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다양한 금보와 옥보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20주년 특별전 '리:본,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에 다양한 금보와 옥보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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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재 관장은 "유물 뒤편에서 이를 살려내기 위해 축적해 온 시간과 보존과학자들의 숨은 노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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