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악 화재' 조사 독립위원회 구성…비판 여론엔 '선동죄'
홍콩 행정장관 브리핑
입법회 선거 예정대로 7일 실시
'후속 조치 요구' 온라인 청원자 체포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일어났던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공원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다발과 포스트잇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무려 150여명이 숨진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홍콩 당국이 독립위원회를 꾸려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동시에 정부는 홍콩 화재 참사와 관련한 비판 여론을 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하며 '선동죄'를 묻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2일 화재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 단계에서 발생한 오류를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며 "법관이 주재하는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화재 원인과 빠른 확산 원인 등 관련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의 안전 문제, 담합 여부, 검사의 적절성, 책임자의 역할, 입찰 과정, 건물 소방 시스템 등을 조사 대상으로 지목하며 "정부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더 많은 지원을 하며 제안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도 강조했다. 그는 "끝까지 조사하고 진지하게 개혁해 슬픔과 분노를 개혁의 힘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관련된 모든 사람, 누구든 끝까지 책임을 묻고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장관은 "구조 작업을 멈추지 않고 어떤 가정도 포기하지 않으며 피해 가정의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시선으로 사회의 정상 운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는 7일 예정된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는 게 법률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상 시행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새로운 입법회가 직무를 수행해야 법률 제정 및 개혁을 진행할 수 있다"며 "많은 업무가 입법회의 심의와 예산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의 32층짜리 아파트 '웡 푹 코트'에서 발생했으며,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 43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51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으며, 3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500명의 주민이 대피소에서 임시 거주지로 이동했다. 945명은 유스호스텔과 호텔에 배정됐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노동청을 인용해 왕푹코트 주민들은 지난해 보수 공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당시 당국은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민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의 과도한 조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매체 HK01 등을 인용해 국가안전경찰이 화재 이후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개설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케네스 청 전 구의원과 자원봉사자 1명도 추가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콩 국가안전보호사무소는 이번 화재를 이용해 사회 불안을 조장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려는 시도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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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강경 대응은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불안 조성'에 대한 홍콩 당국의 민감한 태도를 드러낸다"며 "베이징(중국)이 2020년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홍콩의 반대 의견은 크게 위축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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