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 2주 안에 새 고용주 찾아야"
"동남아 가사도우미들, 고용주 가족 지켜"
"집 잃은 고용주, 임금 지급 어려울 수도"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 사고 사망자 중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도 다수 포함된 가운데, 가사도우미들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화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여 살아남은 가사도우미 중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2주 안에 새 고용주를 찾지 못하면 본국으로 송환되기 때문이다.

홍콩 고층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고층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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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대사관의 추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홍콩 웡푹코트 아파트에는 인도네시아인 140명, 필리핀인 90명을 포함해 최소 230명의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거주하고 있다. 홍콩은 법적으로 가사도우미가 고용주와 같은 집에서 생활해야 한다. 현재 홍콩에는 약 37만 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화재로 최소 8명의 가사도우미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기준 홍콩 주재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 가사도우미 7명이 숨지고 79명이 실종했다.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는 1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실종 상태로 알려졌다.

다수 외신에 따르면 화재 당시 동남아 가사도우미들이 고용주 가족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홍콩성도일보는 한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가 고용주 가족과 함께 수 시간 동안 갇힌 채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가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사도우미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NYT는 필리핀 출신 카렌 다답이 5살 소년의 가족으로부터 연락받고 아이를 데리고 신속히 건물을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짐이나 여권, 돈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와 제가 나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NYT는 도시 경제의 중추를 이루는 외국인 가사 노동자들이 얼마나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홍콩 가정에서 이들은 집에서 밥을 짓고 아이를 돌본다"면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전했다.

필리핀 국적자들이 홍콩 중앙구 타이포에서 발생한 화재 희생자들을 위한 지역사회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필리핀 국적자들이 홍콩 중앙구 타이포에서 발생한 화재 희생자들을 위한 지역사회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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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화재로 가사 도우미의 고용주 상당수가 큰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입으면서 이들의 앞으로의 고용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노조의 스링 스링아틴 사무국장은 "집을 잃은 고용주들이 임금을 계속 지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어 많은 가사도우미가 일자리를 잃을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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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구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불이나 최소 146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소방관 12명을 포함한 79명이며, 약 150명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홍콩 당국은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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