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중 39명만 신원 확인…부상자 79명
건물 1곳 하부 그물망서 발화,
스티로폼 타고 번져, 화재경보기 작동 안해
공사 관련업체 총 5명 체포…부패 조사도 착수
지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홍콩 고층 아파트단지 화재 참사가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재 발생 30시간여 만인 27일(현지시간) 오후 9시 19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로비층+31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 화재로 이날 오후 3시 기준 12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108명의 시신은 수습했고 16명은 아직 건물 안에 있으며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39명이다. 부상자는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관 12명을 포함해 7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진화와 수색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주민 약 200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번 화재로 중복신고를 포함해 총 467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왔는데 110명은 안전한 상태이고 39명은 사망, 35명은 부상으로 확인됐으며 약 200명의 생사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지 이주노동자 단체에 따르면 홍콩으로 건너와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필리핀인 19명과 인도네시아인 11명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홍콩 정부는 사망자의 장례 절차 전반을 지원하고 각 사망자 가족에게 20만 홍콩달러(약 38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또한 전날 각 피해가정에 1만 홍콩달러(약 190만원)의 긴급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데 더해 생계 지원금 5만 홍콩달러(약 945만원)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민 약 900명은 인근 학교 등 임시 대피소 8곳에 머물고 있다. 화재 진압 및 수색·구조작업에 소방관과 구급대원 2300여명이 투입됐고 소방차 309대가 출동했다. 화재가 난 아파트 단지는 8개동 약 2000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7개 동에 불이 났다. 지난 26일 오후 2시51분께 신고된 이번 화재는 약 43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18분께 대체로 꺼졌다.
당국은 이번 화재가 리노베이션(보수) 공사 중이던 이 아파트 단지 내 건물 1곳의 저층부 외부에 설치된 그물망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탕 국장은 "저층 외부 그물망에서 시작된 불이 스티로폼을 타고 빠르게 위쪽으로 번져 여러 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고온으로 대나무 비계(건설현장에서 고층 작업을 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와 보호망이 탔고 불에 부서진 대나무가 떨어지며 불길이 다른 층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물망은 난연성 요건을 충족했으나 건물 창문과 문을 둘러싼 스티로폼 패널의 인화성이 매우 컸다고 부연했다. 탕 국장은 또한 아파트 단지 내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현장 상황이 열악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증거 수집 과정이 최대 3∼4주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경찰 등 당국은 화재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원인이 공사 과정에서 가연성 소재가 사용된 것에 있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아파트 단지 건물 관리회사를 압수 수색하고 아파트 보수공사를 맡은 업체와 보수공사의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책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어 이날은 또다른 관계자 2명을 추가로 체포해 모두 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또 반부패 당국은 전체 비용이 3억3000만홍콩달러(약 621억8000만원)가량 투입된 해당 공사에서 부패가 있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책임자들이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으며 그로 인해 이번 화재가 발생하고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번져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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