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아프지만…" 석유화학 구조재편 후 투자 확대, 3년 내 단기성장 감소분 회복
구조재편 후 3년간 3.5%씩 투자
단기 성장 감소분 충분히 회복
산업 경쟁력 제고 위해 골든타임 사수해야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은 단기적 성장 손실에도 불구하고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구조재편 후 기업이 3년간 약 3.5%씩 투자를 늘릴 경우 구조재편으로 인한 단기성장 감소분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석유화학 산업구조 재편의 경제적 영향 점검'(하정석·윤종원)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화학 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2023년 기준)의 생산 5.6%, 수출 7.2%, 고용 2.2%를 차지한다. 정유·가스 등 후방 에너지 산업과 연계되고, 자동차·반도체·이차전지·방산 등 전방산업에 필수·첨단 소재를 공급하는 '산업의 산업'으로 꼽힌다.
최근 우리나라 석유화학·철강 등 비IT 제조업은 여전히 업황이 부진한 데다 구조적인 경쟁력 약화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국내 기업의 지속적인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주요 산업단지가 입지한 여수, 서산, 울산 등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나프타 에틸렌 생산 원료 및 유도품 생산설비가 가장 많이 집적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이후 생산과 수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고용도 올해 1분기 중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기업 자율참여 방식의 공급감축 규모를 제시하고 금융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구조재편을 독려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겪고 있는 업황 부진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공급과잉이다. 하정석 한은 조사국 재정산업팀 과장은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의 가동률도 지속해서 하락해 2022년부터는 85%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공급 과잉은 202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중심·범용제품 중심의 수출구조 ▲원유 기반 생산설비 집중 ▲그린·디지털 전환 등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른 비용 인상 압력과 같은 구조적인 경쟁력 약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 과장은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을 통해 과잉 생산설비를 감축하는 작업은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성장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겠으나,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이 가시화될 때 우리 경제성장을 보다 긴 시계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시도"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내년부터 생산설비 감축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그 경제적 파급효과를 시산했다. 지난 8월20일 산업통상부 발표를 토대로 공급 감축 규모는 현재 나프타 생산량의 약 7.5~15.2% 수준, 감축 기간은 1년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에 따라 내년 산업생산 3조3000억~6조7000억원, 부가가치 5000억~1조원이 줄고 고용은 2500~5200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 과장은 "석유화학 제품을 사용해 완제품을 만드는 소재플라스틱, 고무, 자동차 및 부품, 정밀화학, 섬유, 건설, 전기전자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지 등을 중심으로 생산 감소의 영향이 파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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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단기적 성장 손실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재편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하 과장은 "현재 우리 석유화학 핵심 기업은 누적된 수익성 악화로 신규 투자를 위한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설비감축 등으로 시설 운영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생산설비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이 3년간 약 3.5%씩 투자를 늘릴 경우 구조재편으로 인한 단기성장 감소분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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